"수익 보장되는 높은 복제약 가격으로 신약 투자동력 상실"
상태바
"수익 보장되는 높은 복제약 가격으로 신약 투자동력 상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10.07 0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형 의원 "20% 인하하면 1조5천억 건보재정 절감"
조규홍 장관 "국민 부담 완화 등 위해 적극 검토"

국회가 해외에 비해 높은 제네릭 약가 수준을 문제 삼으면서 일괄 약가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높은 복제약 가격수준이 신약에 대한 투자동력을 상실하게 한 게 아닌 지 우려도 된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국민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호응했다. 해외약가비교 약가재평가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네릭 제약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얘기들이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6일 보건복지부 2일차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주문했다.

최 의원은 "현재 국내 복제 의약품 생산 실적 3위를 차지한 면역억제제 타크로벤의 경우 미국 가격의 약 15배 정도다. 5위인 플라비톨은 혈소판응집억제제인데 미국 가격의 약 3배다. 심바스타틴은 약 14배로 형성돼 있다. 다른 복제약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7년 캐나다의 보고서 내용인데, 국내 가격이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우리나라 제네릭 가격은 오리지널의 53.55%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이렇다고 본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스웨덴은 오리지널의 약 30%, 캐나다는 25% 수준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10%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제도 개선을 해왔지만 여전히 외국에 비해서 높기 때문에 추가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높은 복제약 가격이 국민에게 부담될 뿐만 아니라 건보 재정에도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21년도 복제약 급여액은 총 8조 6679억원 규모다. 현 복제약 가격 수준의 20% 정도를 인하하면 약 1조 5000억원의 건보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서 약이나 의료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책정된 약값을 인하할 수 있다면 건보 재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장관의 입장을 물었다.

조 장관은 "건보 재정도 그렇고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적극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최초 약값을 책정하면서 복제약 가격을 상당히 높게 책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수익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라는 것도 있었다고 보는데, 이게 오히려 복제약 가격이 너무 높아서 수익이 보장되니까 위험이 수반되는 신약 투자 동력을 상실시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우려가 된다. R&D 규모도 글로벌 제약사는 25% 정도를 투자하는데 우리나라 상위 10개사의 연구 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13% 정도밖에 안된다"고 했다.

이어 "제약 업계가 그동안 국민들 건강과 산업 발전을 위해서 큰 공언해준 건 맞지만 이제는 복제약 사업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혁신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재설계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조 장관은 "신약의 개발이 더디고 느린 것은 반드시 제네릭 약값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일 테니까 제대로 된 약값 책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제네릭 약값은 초기에는 80%로 책정되다가 2006년부터는 68%, 2012년부터는 53.55%로 낮아졌다. 이후 10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 물론 2020년도에 최하 38.69%까지 차등 산정 방식이 도입되기는 했는데 가격이 아닌 품질에 따른 것이지 가격이 낮아진 건 아니라고 본다. 제네릭 약가를 다시 조정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데 장관 의견은 어떻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한꺼번에 큰 폭으로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단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