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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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7월 27일]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7.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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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림프종, 위치 따라 치료 결과 달라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림프구는 림프절 뿐만 아니라 피부에도 있는데, 피부 림프구 세포에 생긴 암을 피부 림프종이라고 한다. 

피부 림프종은 보통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부위에 생기는데, 목이나 얼굴 주변에 생기면 치료 결과가 확연히 더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 정준민 교수팀은 피부 림프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균상식육종’ 환자 120여 명을 대상으로 병변 발생 위치에 따른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생긴 경우 10년 생존율이 약 53%였다고 최근 밝혔다.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없는 환자들의 10년 생존율(약 94%)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 동안 균상식육종 병기, 병변의 크기,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들은 발표됐지만, 병변 위치에 따른 결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과 분야에서 저명한 ‘미국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Dermatology, IF=15.487)’에 최근 게재됐다.

피부 림프종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는 균상식육종은 선홍색의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 림프종 자체 환자수가 적다보니 의료진에게도 생소해 습진이나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조기에만 발견되면 자외선 광선치료 및 국소치료제만 꾸준히 사용해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돼 오랫동안 방치하면 림프절 등 다른 곳으로 전이돼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보통 균상식육종은 겨드랑이나 가슴 밑, 엉덩이 등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부위에 생기는데, 얼굴이나 목과 같은 부위에 병변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병변 위치에 따른 치료 결과를 분석했는데, 얼굴이나 목에 병변이 있으면 병기가 높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교수팀은 1997년부터 2020년까지 균상식육종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124명을 얼굴이나 목 부위에도 병변이 생겼는지 여부에 따라 나눠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얼굴이나 목 부위에도 병변이 생긴 균상식육종 환자들은 전체 124명 중 39명(약 31.5%)이었고,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85명(약 68.5%)이었다.

전체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81.6%였는데,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생긴 환자들의 경우 53.4%였던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94.6%인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생긴 환자들 중 약 26%가 3기로, 약 13%가 4기로 진단된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약 5%가 3기로, 약 1%가 4기로 진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생긴 환자 중 균상식육종이 피부 외 림프절, 골수, 혈액 등으로 전이된 경우는 약 48.7%인 반면, 얼굴과 목 부위에 병변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단 3.5%의 환자만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

또한 악성 림프구 세포 크기가 커져 결국 치료가 힘들어지는 대세포 이행(large cell transformation)도 목과 얼굴에 병변이 생긴 환자들 중 약 15%에서 나타난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약 1%에서만 발생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교신 저자인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균상식육종 등 피부림프종이 습진이나 건선 등 다른 피부 만성질환으로 잘못 진단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에만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좋은 만큼 균상식육종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얼굴이나 목 부위에 병변이 생기면 통계적으로 치료 경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흡연・음주 무관 男,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

우리나라 국민들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과 상관없이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하고, 발병률 역시 남성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이동현 교수(이비인후과),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이비인후과)팀은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남녀 959만 8085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을 여성과 비교하는 국내 첫 10년 추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의 추적 관찰 결과,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은 국민은 총 1만 732명으로, 인구 1000명당 0.25명이 두경부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남성은 인구 1000명당 0.19명으로 여성의 0.06명에 비해 발병률이 높았다. 

암 종별로는 후두암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가장 뚜렷했는데, 40대 남성의 후두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11배, 60대에서는 20배가 높았다. 하인두암의 경우에도 40대 남성은 6.8배, 60대 남성은 24.2배로 여성과 남성의 발병률 차이가 극명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를 더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해 비흡연자와 비음주자만을 비교했을 때에도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2.9배 높아 흡연과 음주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국민에서 남성이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특징에서는 70세를 기준으로 두경부암 발병률의 성별 차이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70세까지는 남성과 여성의 발병률 차이가 컸는데, 특히 60대 후반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고, 그 이후에는 차이가 점차 감소했다. 

또, 여성과 비교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는 구강과 구인두보다는 후두와 하인두 부위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경향을 보였고 침샘암의 경우에만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두경부암은 뇌와 눈을 제외한 머리와 목 모든 부분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하는데, 세계적으로 발병률 6위, 매년 7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역학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두경부암에 더 취약하다는 보고가 있으나 대부분 단편적인 자료에 기반한 연구였으며,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분석은 진행된 바 없었다.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국인구를 기반으로한 최초의 두경부암 장기 추적연구로, 국내 두경부암 환자들의 발병률을 처음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동현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확보한 성별, 연령별 역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두경부암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시행한다면 체계적인 치료전략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암 분야의 권위 있는 SCI 국제학술지 Cancers(IF=6.32) 2022년 5월호에 게재됐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女 '좋은 콜레스테롤’ 증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를 제거하는 제균(除菌) 치료가 여성의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혈당 조절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이후 연이은 성과다.

우리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콜레스테롤은 그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벽에 침전되며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혈액을 끈적거리게 하거나 혈전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막히는 ‘심근경색’이나,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막히는 ‘뇌졸중’ 등 국내 사망 원인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중증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그러나 모든 콜레스테롤이 심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저밀도(LDL)콜레스테롤,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HDL콜레스테롤은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고 혈관에 쌓인 플라크(침전물)를 청소해주는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액 속 지질, 지방 성분이 과다한 상태를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하는데, 이렇듯 신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역시 이상지질혈증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여성에서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김나영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제균 치료를 받은 1,521명 환자의 대사 인자를 2개월, 1년, 3년, 5년 단위로 추적 관찰하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해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 중 여성의 경우 치료 1년 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06mg/dl(±8.55) 증가했으며, 이는 여성 비제균 환자 그룹에서 1년 후 5.78mg/dl(±9.22)가 감소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남성에서는 유의미한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제균 1년 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헬리코박터 제균 이후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되며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근 헬리코박터균이 체내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대사 인자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단 점에서 연구 의미가 깊다. 

또한, 이번 연구는 제균 치료 이후 대사 인자의 개선 효과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 이와 같이 특정 질환에서 남녀 간 차이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원적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학문을 ‘성차의학’이라고 하는데,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나영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 검사 및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을 추가적으로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에서 발행하는 SCI(E)급 영문학술지 ‘거트 앤드 리버(Gut and Liver)’ 최신호에 실렸다. 

유방암 로봇수술, 유두 괴사 발생률 기존 수술 대비 5.7배 낮아

로봇수술로 유방암 수술을 하면 합병증이 적은 것은 물론 유방 모양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이지아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 대비 합병증 발생률이 최대 5.7배 낮고 유두 괴사가 적게 발생해 유방 모양 보존 효과가 뛰어나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로봇수술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2014년부터 6년간 연세암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대만 창화기독병원, 이탈리아 유럽 종양 연구소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유방을 직접 절개하는 기존 수술방법으로 진행한 유방암 수술(절제술‧재건술) 예후와 수술 후 유두 괴사 등 합병증 발생률을 로봇수술의 성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후 30일 이내의 창상감염, 장액종, 유두 혹은 피부 괴사 등과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로봇수술이 31.1%로 기존 수술(40.8%)보다 낮았다. 중증도가 높은 합병증 발생률 또한 각 10.9%, 19.4%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유방암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히는 유두 괴사 발생률은 로봇수술에서 2.2%, 기존 수술에서 7.8%로 3.5배 차이를 보였다.

이어서 연구팀은 수술법이 유두 괴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실시했다. 수술법 외에 합병증 발생률에 미치는 다른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법에서 유두 괴사율은 각각 1.2%, 6.9%였다. 두 수술법에서 유두 괴사 발생률 차이는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거친 이후에 5.7배로 더 커져 로봇수술이 유두 괴사를 예방하는데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봇수술의 특징인 ‘최소침습’이 절개 부위를 줄여 유방암 수술의 고질적 합병증이던 유두 괴사율을 낮춤으로써 가슴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 환자의 자존감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박형석 교수는 “로봇 유방 수술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적 다기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며 “로봇수술로 유방암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최소침습으로 유두 괴사율을 낮춰 유방 재건술 등의 예후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가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환자의 자존감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술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93.6%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유방암 수술은 종양 부위를 타깃하는 부분절제술,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 전(全)절제술 등으로 진행한다. 전절제술 진행 시, 잘라낸 부위에 인공 삽입물 등을 넣어 유방을 복원하는 유방재건술을 시행한다.

기존 유방암 수술은 유방을 직접 절개하며 진행해, 흉터 등 수술 흔적이 눈에 띄게 남아 환자의 자존감에마저 상처를 줬다. 특히, 유두 괴사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유두 괴사(壞死)는 유방 절개의 후유증으로 유두의 조직 세포가 썩는 합병증으로, 겉으로 보기에도 크게 눈에 띄며 심각한 경우 유두를 잃을 수 있어 환자 자존감에 크게 영향을 준다.

로봇수술은 전절제술과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진행할 때 효과가 좋다. 겨드랑이 부위 2.5~5cm 정도를 절개해 8~12mm 크기의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기에 흉터를 최소화해 수술 흔적이 잘 가려진다. 게다가 자연 가슴에 가깝게 재건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높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외과종양학회 공식 논문인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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