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성차별 면접' 이후 '내부 비리' 지적 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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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성차별 면접' 이후 '내부 비리' 지적 글 등장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0.08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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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앱 '블라인드'에 "회사, 망해가고 있다" 글 올라와 
작성자, "성차별, 동료 사망, 성추행 무마에 실망"
임원들, '회사 곶감 빼먹기' 비판…"역사와 전통 사라진 지 오래"

국내 굴지의 제약기업인 A사가 연초 '성차별 면접'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번에는 직장인 앱에 회사 문제를 지적한 글이 올라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글에는 회사 내부에서 벌어졌던 성추행 사건과 리베이트 재판을 받은 직원의 자살, 친환경 차량 지원을 가장한 임원 직원의 고급차 지원, 인사문제 등 회사 전반에 대한 문제가 조목조목 소개됐다.   

7일 블라인드 '직장생활' 카테고리에 '50년이라는 반세기 동안 업계 1위를 유지했던 회사가 망해가고 있습니다'란 글에서 작성자는 먼저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 

작성자는 "성차별 면접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지만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고 넘어갔다"면서 "해당 사건은 팀장이 팀원의 중요부위를 직접적으로 추행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한 명도 아닌 다수이지만 가해자는 감봉이라는 가벼운 징례를 받은 후 아직도 그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하나의 부서를 더 겸직하는 영전을 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또 "가해자의 부하직원은 기존 23명에서 34명으로 증원돼 또 유사사건이 재발할지 모르는데 회사는 아무런 조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팀장이 팀원에게 폭행을 가했던 사건으로 보직 해임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그 무엇으로도 (회사는) 변명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분개했다.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직원의 사망 건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작성자는 "그 직원은 회사의 지시로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건네 주었다가 재판까지 받았었고, 그 후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퇴사를 결심했다"면서 "하지만 회사는 신입사원 채용까지 기다려 달라며 몇 달의 시간을 끌다가 결국 그 직원은 회사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생명보다 당장 회사의 이익이 중요했기에 회사는 그렇게 우리의 동료를 잃게 했다"면서 "과연 산업재해로 처리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겠다"고 적었다. 

ESG경영을 표방하며 진행된 친환경 차량 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작성자는 "우리 그룹은 ESG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기존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한다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면서 "이미 MR들의 영업용 차량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그랜저, K7을 타던 임원들의 차량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를 한다는 구실로 모두 벤츠, 렉서스 등 수입차로 업그레이드 됐다"면서 "그룹사 사장들은 친환경 기업이라고 홍보를 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도 아닌 국산 최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G90으로 교체를 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임원들의 차량 운전을 맡는 운전기사들은 부장급으로 승진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더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맥킨지에 수십억을 들여 컨설팅을 받고 신인사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는 기존 직급을 통합하면서 직원들의 승진의 계단은 축소한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임금 상승의 기회도 함께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요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데 동의서는 의견이 모두 공개되도록 수합을 하는 방식이었다"면서 "반대를 하고 싶었지만 그 누구도 반대를 하지 못했고 결국 암묵적으로 동의를 종용 받으며 신인사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2021년 끝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임금협상이 진행되지 않았고, 이번 추석에도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우리 회장님은 22년간의 공로로 100억이 넘는 퇴직금을 수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직원들은 박탈감에 좌절했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는 글 말미에 임직원을 향해 "회사에 곧 불어 닥칠 행정처분과 구조조정 걱정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냐"면서 "회사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도 쉬쉬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방역수칙을 어겨가면서 법인카드로 회식에, 골프 워크샵도 가느냐"며 따져 물었다. 

작성자는 마지막으로 "이 글을 공개적으로 적은 것은 변화를 바라는 것이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변화가 있다면 앞으로 남은 우리 회사의 미래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었다"면서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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