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연 진료비 부담 2천만원…투석수가 현실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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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연 진료비 부담 2천만원…투석수가 현실화 절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7.01.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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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의원-신장학회 정책토론...환자수 5년간 30% 껑충

인구고령화로 인해 만성콩팥병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환자들의 연 진료비 부담은 2000만원 규모로 매우 커 소외계층 부담완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용수)는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고령화 사회의 부담, 만성콩팥병의 관리 체계 구축 및 환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국회 파트너인 행사 주관자는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이었다.

12일 신장학회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고혈압, 당뇨, 비만 등 기저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2015년 기준 만성콩팥병 진료비(단일상병 기준)는 1조5671억원 규모로 전체 질환 중 고혈압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질병이다. 혈액투석 환자 중 40.2%가 우울을 경험하는 등 대표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이 낮은 질환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김용수 이사장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신대체요법(이식 및 투석 등) 환자 수는 지난 30년간 34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는 차의과대학교 약학대학 손현순 교수(만성콩팥병의 질병 부담: 건강보험공단의 만성콩팥병 환자 코호트 분석을 바탕으로)와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만성콩팥병 평생 관리 체계: 소외계층 환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정책 제안)가 맡았다.

손현순 교수는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투석환자 수와 진료비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700만~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복막투석의 경우 60대 미만 환자들의 비율이, 혈액투석의 경우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환자 중 직장 가입자의 비율은 약 50% 정도이며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비율이 혈액투석의 경우 약 22.73%, 복막투석의 경우 약 15.88%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손현순 교수는 그러면서 "환자들의 치료 기간이 장기화되므로 투석환자들이 일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성남 이사는 소외계층인 의료급여 혈액투석 환자의 건강권 확보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성남 이사는 "의료급여 환자에게 적용되는 투석치료 정액수가는 1회 14만6120원으로 치료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 15년간 조정이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인 의료급여환자들이 신약이나 신기술 치료에서 소외되지 않고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고시 개정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용림 신장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지정토론에는 이대목동병원 류동열 교수, 신장학회 진동찬 등록이사, 투석협회 손승환 이사장,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 등이 참여했다.

류동열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투석을 필요로 하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을 위한 국가 검진 홍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콩팥병 위험군 환자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신장내과로 의뢰하는 의료 전달 체계 수립이 절실하고, 만성콩팥병의 종합적 관리를 위해 의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 사회사업가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위한 제도 마련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동찬 이사는 "투석은 한 번 시작하면 평생 지속해야 하는 만큼 환자가 병원을 바꾸면서 생기는 중복·오류 처방이나 비전문의 치료 문제 등 투석 치료관리 전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국가적으로 투석치료관리센터를 설립해 투석환자들을 등록·관리하고 투석 의료기관을 평가해 이를 바탕으로 평가 연계 비용 지불제를 실시하는 등 종합적 투석 치료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승환 이사장은 "말기 신부전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간 과당경쟁으로 투석 치료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인공신장실 시설, 장비, 인력에 대한 별도의 설치 기준안을 만들고 이를 국가가 관리함으로써 투석환자의 건강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통령 과장은 "만성신부전에 대한 교육·상담수가 신설 등 만성콩팥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개별 환자들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은 여전한 실정"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해 향후 복지부 차원의 정책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토론회를 주최한 김승희 의원은 "미국, 영국, 일본 등은 만성콩팥병 예방 관리 대책을 실시해 만성콩팥병 유병률을 낮추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등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번 토론회를 통해 환자들이 만성콩팥병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국회, 정부, 학계가 다각도의 지원책을 모색하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장학회는 이번 국회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3월에는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만성콩팥병 환자와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만성콩팥병에 대한 인식 및 질병부담 서베이' 결과 발표와 특별 강연 등 만성콩팥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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