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부담 못 견뎌"...의원보다 먼저 폐업한 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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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부담 못 견뎌"...의원보다 먼저 폐업한 약국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0.10.1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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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빠진 메디컬빌딩에 살얼음판으로 운영 중인 기관도
정형외과 두고 폐업한 약국과 폐업한 관악구내 층약국
정형외과 두고 폐업한 약국과 폐업한 관악구내 층약국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같은 건물의 의료기관보다 약국이 먼저 폐업하는 사례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처방조제 환자가 줄자 고가의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약국이 먼저 폐업하면서 같은 건물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불편을 느껴 더 줄어드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영등포 소재 한 주상복합건물내 정형외과 인근에는 약국이 아예 없다. 코로나19 초기 약국이 철수하면서 처방전을 발행하는 이 의원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이 약 150m, 환자가 많은 아파트단지 쪽으로는 300m 이상 떨어져 있다 보니 환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어 걱정이 많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내과가 이전하면서 약국도 정형외과 처방조제 만으로 운영이 어려웠던 상황이었고, 결국 올해 상반기 철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며 “공실이 된 지 4개월이 넘은 것 같지만 문의는 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시장 인근의 L산부인과와 소아과 건물에는 산부인과만 남고 약국과 소아과가 나란히 철수했다. 공교롭게도 약국 옆 조그만 커피숍까지 3곳이 거의 동시에 문을 닫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차시설이 좋아 제법 괜찮았던 것 같은데 돌연 문을 닫았다. 임대료 부담이 컸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내막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하철역 인근 메디컬빌딩도 번듯한 외관과 달리 상당수가 층별로 공실을 채우지 못하면서 입점한 약국의 운영상태는 살얼음판이다. 공실이 된 경우에도 기존 간판을 유지하면서 임대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 한층 한층 꼼꼼히 체크하지 않으면 건물 전체가 활성화된 것 처럼 보일 뿐이라는게 개국가의 설명이다.

이어 편의성이 높았던 메디컬 빌딩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코로나19시대을 맞아 이용을 꺼리거나 부담을 느껴 처방조제 환자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공실이 한 곳만 발생해도 타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메디컬빌딩 약국 약사는 "처방조제 환자가 전체적으로 감소해 공실이 생긴 경우 다시 개원할 것을 기대하며 버틸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며 "처방조제가 일정수준이 되더라도 임대료 부담 때문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약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방조제 건수로 의료기관의 경영상태에 대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의원에 임대료를 낮춰주며 지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약국의 고가 임대료가 계속된다면 약국 없는 메디컬빌딩이 발생하고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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