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건보 사이에 환자단체 역할...치료와 재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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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건보 사이에 환자단체 역할...치료와 재정 고민"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0.06.23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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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효과 높은 면역항암제, 진입위한 기준 변화 필요
오프라벨 신속 처리 담은 정밀의료 법안 조만간 마련
형식적 전체 병원별 평가보다는 의사별 평가가 효과
강진형 교수가 환자단체의 역할에 대해 제안했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그 패러다임 바뀌야 한다. 다만 그 변화에는 환자의 치료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명제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환자단체는 큰 그림속에서 치료를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까지 두루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22일  서울 시청역 인근 상연재 컨퍼런스룸9에서 환자단체연합회가 주최하는 환자단체 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면역항암제와 미래 암환자 치료 패러다임'을 살피며 이같이 주문했다.

강 교수는 이날 "좀더 효과적인 암환자의 치료기회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약을 하루빨리 등재시키는 게 필요하다"면서 "그 등재과정에서 심평원도 제한적 건보재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면역항암제가 등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발이 묶인 데는 이같은 제약사와 건보당국간 각각의 노력의 결과물(?)이 된다고 그는 전했다.

강 교수는 "제약과 건보당국 사이에 정작 환자는 빠져있는 상황"이라면서 "환자도 중간에 개입해 둘 사이를 조율해 현명한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중간다리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환자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환자단체가 단순히 급여해달라고 떼쓰는 게 아닌 건보재정까지 함께 고민하며 환자 치료 기회를 높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이 지속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부족한 부분은 민간보험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덧붙였다.

특히 항암제의 본인부담이 5%로 기준을 삼고 있는데 상황에서 따라 이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면역항암제 'Keynote-189'(키트루다)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면 크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면서 "암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급여가 되지 않아 제한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는 재정과의 연관성을 지목했다. 신청 7~8개월동안 효과가 입증돼도 재정 영향으로 등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차 치료효과는 높다고 하지만 2차치료제로 남겨두는 것보다 재정이 많이 들기에 급여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우에 따라 본인부담을 20%까지 높이는 방안 등 선별급여로 이같은 문제해결의 접점을 모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또 제약사가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에 대한 건보당국의 일부 의구심도 등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제약사는 모두 좋은 결과만을 들고올 것이고 이를 심사하는 심평원은 이를 보다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임상의사의 주간적인 판단이 일부 수치로 나타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심평원이 하고 있는 병원 전반 평가보다는 임상시험을 하는 의사별로 평가를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정말 환자의 치료를 위해 열심히 하는 의사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제시하고 임상시험에 대한 신뢰를 쌓는 한 방법으로 추천했다.

이같은 신뢰가 만들어지면 제약사의 임상연구를 부정하지 않게 되고 환자치료를 위한 유일한 투명한 방법으로, 임상도 치료의 한 과정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향후 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향후 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한편 강 교수는 정밀의료와 정밀의학, 정밀의료 생태계의 구성요소 등에 대해 설명하며 유전체 분석기술(NGS), 오프라벨에 대해 살폈다.

강 교수는 "현장에서 급여와 인정비급여, 오프라벨, 임상시험 등을 통해 환자를 만난다"면서 "특히 암치료제를 사용할 때 오프라벨을 써야할 때에는 무려 2~3개월의 시일이 걸린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약을 쓰기위해 몇 개월이 지나는 동안 제대로 약은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환자가 죽는 경우도 있다"며 "정밀의료는 이같은 오프라벨 등 신속히 환자에 사용해야 할 약제는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정밀의료' 법안을 국회의원을 통해 제안하게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향후 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1990년대 블록버스터에서 2000년대 표적치료제, 2010년 면역항암제에서 2020년에는 개인맞춤형 치료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의 암치료는 면역 T세포나 NK세포 등을 이용한 세포치료제에 이어 암의 대사를 차단하는 약제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는 암이 먹거리와 산소를 차단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방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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