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케다, 구조조정...직원 3명 중 1명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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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케다, 구조조정...직원 3명 중 1명 떠난다
  • 최은택·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6.1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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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ERP 추진 공지...100명 규모 예상
"한국진출 초기 공신들 대거 포함 씁쓸"
"중국 빠진 '딜'...속빈강정" 분석도

당뇨·고혈압약, 일반의약품 등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부를 셀트리온에 매각한 일본 다케다제약의 한국법인이 구조조정 후폭풍에 휩싸이게 됐다. 규모는 100명 내외로 예상되는데, 이는 270여명이 일하고 있는 한국다케다제약 전 직원의 37%에 해당한다. 직원 3명 중 1명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얘기다.  

다케다제약 관계자는 12일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당뇨 등 AP지역의 일부 사업부를 셀트리온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회사 측이 '오늘(12일) 오전 매각과정에서 사업부 뿐 아니라 고용승계 부분도 함께 논의했는데, 최종 계약에 이 부분은 반영이 안됐다. ERP(희망퇴직)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ERP 추진 자체만 공식화된 것이고 대상이나 규모, 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당뇨·고혈압치료제 등이 포함된 '프라이머리케어(PC)' 사업부, 화이투벤 등의 '컨슈머헬스케어(CHC)' 사업부 등이 없어지게 됐다. ERP는 해당 사업부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해당 사업부에 속한 직원 수가 100명 내외인 만큼 ERP 규모도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PC와 CHC 사업부는 2009년 다케다제약이 한국법인을 설립해 연착륙하고 자리를 잡는데 핵심 역할을 한 공신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이 돼 씁쓸하다"고 했다.

다케다 본사는 이번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ERP를 별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크리스토프 웨버 다케다 CEO는 2018년 샤이어 인수합병 당시 "다케다-샤이어 통합인력 9%(약 3600명)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한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샤이어 합병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이탈은 있었지만 ERP를 시행하지는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후속 '빅딜'을 위해 인력조정을 뒤로 미뤄온게 아닌가 하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샤이어 인수에 이어 당뇨치료제 액토스·네시나와 같은 블록버스터 약물이 포함된 만성질환·일반의약품 AP지역 사업부를 매각한 다케다제약은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항암·희귀질환 중심의 제약사로 탈바꿈했다.

대표 품목은 폐암치료제 '알룬브릭', 크론병·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킨텔레스', 림프종치료제 '애드세트리스', 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 혈우병 치료제 릭수비스 등이 꼽힌다.

또 항암·희귀질환 외에 소화성궤양용제(덱실란트·란스톤·판토록·텍타), 근골격계치료제(카비드) 등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다케다제약과 셀트리온 간 18개 의약품 판권의 '딜'이 성사된 국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한 한국을 포함해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과 함께 홍콩, 마카오 등이다. 

이 지역 최대 시장인 중국이 포함돼 있지 않아 '속빈강정'이 될 수 있다며, 경제지를 포함한 의약계 전문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는 달리 셀트리온이 이번 '딜'을 추진한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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