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간호사회) 일선 병원의 너무 부실한 코로나19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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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간호사회) 일선 병원의 너무 부실한 코로나19 대응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2.27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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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모든 지원 하겠다고 하지만 병원 현실은 너무나 부실한 코로나19 대응
제대로 된 방역장비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초죽음이 되어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의사에게는 마스크는 기본, 고글, 방역복까지 챙기면서 24시간 환자 옆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마스크만...

얼마 전 대구의 한 병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다 발열증세 등으로 자가 격리 중인 간호사의 이 한마디가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음성판정이 나오면 환자들에게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이렇게 헌신적인 모습으로 환자의 치유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만 벌써 1,100명 이상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7명은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는 쏟아지는 환자들을 정신없이 치료하는 도중 발생한 감염 및 과로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은 이미 22명에 이르고 있으며 격리중인 의료진도 200명 이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어떤 일을 겪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병원에 확진 환자가 도착하는 순간 기존 환자와 의료진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됩니다.

최악의 경우에 병원은 의료인들에게 상황에 맞는 보호 장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합니다. 마스크, 고글, 방호복 등 보호 장구가 주어진다고 해도 물량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코로나 지정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의심환자를 볼 때 고글, 방역복, 마스크까지 착용하지만 간호사는 근무 당 하나씩만 주어지는 마스크도 아껴 쓰라고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확진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기 전 간호사가 착용하는 레벨D 수준의 방호복은 평소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착용법 교육이 우선되어야 또 다른 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환자 입원 후에는 더 복잡한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배포한 기본적인 지침 외에 간호 실무에 쓰이는 세부적인 지침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음압병실의 ‘전실’에서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지, 간호사실의 소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음압병실이 없어서 1인실에 의심환자를 받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매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담당환자 정보를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고, 병원은 직원들에게도 쉬쉬!  

또 다른 문제는 병원 내 정보공유가 미흡한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인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감염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줘야 하는데 의료진 중에는 뉴스 기사를 통해 본인이 일하는 병원의 소식을 듣거나 확진자의 경로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간호사들로 하여금 병원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런 일들은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의료진들조차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을 높입니다. 의료진이 확진자가 되면 밀접접촉자인 모든 의료진들이 격리에 들어갈 위험성이 있고 병원 내 감염, 병원 폐쇄 등으로 이어져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병원에 남아서 환자와 자신을 살리고 싶습니다.  

정부가 대구 지역을 위해 의료진 지원을 호소한 지 이틀 만에 전국에서 205명의 의료인이 대구 지원을 신청하였고, 이 중 간호사는 총 100명으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과 생이별 해가며 환자를 돌보려는 간호사들의 열정과 희생정신은 매우 높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며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제 때 못가는 간호사들을 지켜 주십시오.
우리 간호사들은 메르스, 코로나19 등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환자를 지키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 번에도 이 열정적인 간호사들을 지키고,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병원 그리고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 드립니다.

1. 정부는 병원감염 예방을 위한 세부 지침을 만들고, 전 직원들에게 교육하라.

1. 병원은 전체 의료진에게 방역장비를 충분히 공급하고, 그 사용법을 구체적으로 교육하라.

1. 병원은 환진 및 의심환자 발생시 그 동선 및 정보를 전 직원에게 신속히 공유하라.

1. 병원은 의료진이 과로하지 않도록 인력운영을 하고 감염 및 과로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신체 및 정신적 치료와 휴식을 보장하라.

2020년 2월 27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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