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뇌전이·L858R변이'에 효과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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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뇌전이·L858R변이'에 효과 우수"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10.1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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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폐암 치료 옵션 하나 더하며 '치료에 긍정적 변화' 이끌어
"EAP, 의료진과 환자에 고무적인 지원프로그램" 

EGFR 표적치료제의 국산 신약의 등장은 의료 현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국산 신약의 등장이 환자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될까?란 궁금증을 가지고 진행한 렉자라 인터뷰에서 이기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주저 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임상과 진료현장에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을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기쁨 교수는 첫 진단 후 바로 처방할 수 있는 1차 치료제에서 하나의 무기가 더 생겼다는데 큰 의의를 뒀다. 

환자지원프로그램으로 무상공급을 실시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결단에 대해서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 감사할 뿐"이라는 말을 전하면서 환자들에게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줬다는 점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뉴스더보이스는 이기쁨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급여 진입을 목전에 둔 렉라자의 임상적 가치와 경험에 대해 진단하고 발표를 앞둔 마리포사 임상의 결과가 치료에서 어떤 전략을 가져다 줄지 들어봤다. 

-렉라자가 국내 1차 치료제로 확대 허가됐다. 허가 근거가 된 LASER301 임상 결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LASER301 임상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1세대 치료제 게피티니브 대비 렉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3상이다. 해당 임상은 한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환자들이 등록됐고 뇌전이 환자도 다수 등록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임상 결과, 렉라자를 1차 치료에 투여했을 때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free survival, PFS) 20.6개월 달성해 대조군인 게피티니브 PFS 9.7개월 대비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LASER301 임상에는 한국인 환자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글로벌 환자 전체 결과와 아시아인, 한국인 등 하위그룹 분석에서 인종에 관계없이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하위분석 결과, 렉라자는 글로벌 환자에서 확인된 효과가 아시아인과 한국인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나 한국인에서도 렉라자가 효과적이었던 까닭은 앞선 LASER201 임상을 토대로 의료진이 렉라자 약제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임상을 진행하면서 국소 치료를 병행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임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허용된 범위 내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병행하면서 효과가 더욱 좋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렉라자는 LASER301 임상에서 EGFR 돌연변이형인 엑손19 결손 변이 외 L858R 치환 돌연변이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린다.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형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엑손 19 결손(Ex19del) 돌연변이 환자군 뿐만 아니라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 환자군에서도 PFS 17.8개월이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렉라자와 타그리소(오시머티닙)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타그리소는 FLAURA 임상에서 L858R 변이 환자군에 비교적 큰 효과를 보이진 않았다. 따라서 L858R 변이 환자군에서는 렉라자 처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1차 치료에서 렉라자의 뇌전이 효과는 어땠는지? 기존 2차 치료에서 렉라자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 중 하나였는데, 1차 치료에서도 일관됐는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0%에서 뇌전이가 동반되는 만큼 뇌전이 치료 효과는 치료제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렉라자는 기존 2차 치료에서 보였던 성과가 1차 치료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렉라자는 뇌전이 환자군에서도 PFS 16.4개월을 달성해 게피티니브의 9.5개월 대비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한국인 하위분석에서는 PFS 26.1개월을 보여 한국인 뇌전이 환자에게 더욱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렉라자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 시행 후 한두 달여 지났는데, 어느 정도 등록 환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처방 경험 상 1차 치료에서의 렉라자 실제 효과나 안전성은 어떻게 체감하는지?

현재 연세암병원의 EAP 환자는 약 63명이고(10월 첫 주 기준) 추후 환자 등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EAP를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앞선 2차 치료에서의 사용 경험과 LASER301 임상 데이터를 미루어 봤을 때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임상 데이터와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EAP에 대한 환자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의료진으로서 EAP 시행 의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렉라자 등장 이전에 타그리소라는 1차 치료 선택지가 있었지만 비급여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적극 사용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했다. 그래서 1,2세대 치료제는 3세대 대비 뇌혈관장벽 투과도도 떨어지고 치료 지속기간도 짧음에도 불구하고 1,2세대 치료제를 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또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싶어도 간이나 콩팥 등의 신체 기능이 좋지 않으면 임상에 참여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환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좁았다.

사실 항암 치료가 한 두 달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그러한 점에서 렉라자가 EAP를 통해 약제를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국제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 권고하는 3세대 치료 옵션을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 앞단에 쓸 수 있게 돼 기쁘다. 

-국내 폐암 치료 전략에 있어 국산 신약인 렉라자가 옵션에 추가된 의미를 평하자면?

타그리소 이외 국산 3세대 치료제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또한 렉라자는 LASER301 임상을 기반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고 엑손19 결손 변이, L858R 변이, 뇌전이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처방 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처방 시 보험 급여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사실상 렉라자는 EAP를 통해 보험 급여가 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렉라자의 손발 저림 등 안전성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손발 저림은 보통 나이가 많거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환자군에서 발현되는데 용량 감량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손발 저림이 치료를 중단할 만큼의 중대한 이상반응도 아니며 임상시험에서도 렉라자 용량을 감량했을 때 효과는 유지되면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처방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3세대 치료 옵션이 늘어나면서 순차 치료에 대한 논의도 활발 해졌다. 향후 치료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할까?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단독요법 이외에도 FLAURA2, MARIPOSA 임상 등 병용요법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렉라자 단독투여 후 순환 종양 DNA(ctDNA)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임상 연구에서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과 후속치료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2) 등이 어떻게 발표되냐에 따라서도 치료 전략이 구체적으로 변화하겠지만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향후 치료 패러다임은 단독요법에서 다양한 병용요법을 선택하는 과정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FLAURA2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렉라자는 아미반타맙과 병용 영향을 평가하는 MARIPOSA 임상 결과가 10월 중순말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발표될 예정인데, 긍정적 결과가 나타난다면 향후 진료 현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지?

MARIPOSA 임상은 ESMO 2023에서 구체적인 임상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탑라인(top line) 발표에서는 긍정적으로 발표됐다. MARIPOSA 임상 결과에 따라 향후 진료 현장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렉라자나 타그리소를 투여하고 난 뒤 약 10~20%에서 C797S 변이가 나타나고 MET 변이는 15~20%에서 발현한다. 리브리반트는 이러한 내성 변이에 효과적인 기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FLAURA2 임상 결과에 대해서는 의료진마다 의견이 상이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특히 뇌전이와 L858R 변이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하지만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구체적으로 해당 환자군에 효과가 있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직 OS 개선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해 사용하는 것이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나을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환자와 보호자 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흔히 4기라고 하면 말기라고 생각해 절망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4기라고 해서 모두 말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니 희망을 가지고 적극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 현재 연세암병원만 해도 3세대 치료제 내성 관련 연구가 10개 넘게 진행되며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내성 기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어떤 내성 기전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련 정보를 인터넷 등에서 찾아보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좋은 것은 의료진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카카오톡 채널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적극 활용하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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