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받던 신약이 '재앙'된 케이스 TOP 10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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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받던 신약이 '재앙'된 케이스 TOP 10은?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0.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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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뷰·뎅벡시아 '안전성 논란'…유크리사·스테글라드로 경쟁자에 완패
코로나19 영향과 임상 실패 등 다양한 요소 직면

신약 출시를 통해 연구에 투자된 비용 회수와 차기작 연구비를 확보해야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신약의 기대 이하 매출은 재앙처럼 다가온다.

최근 L.E.K. 컨설팅 보고서는 제조사의 기대와 달리 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신약 10개를 소개하며 주요 징후의 임상실패,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영향, 예상치 못한 경쟁 등으로 인해 제 가치를 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소개하는 10개의 약물 중 PARP 억제제 루라카와 SGLT-2억제제 스테글라트로는 제품 차별화와 관리 실수로 인한 문제로 회사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였고, 노바티스의 비오뷰와 사노피의 뎅기열백신 뎅벡시아는 예상치 못한 안전성 이슈로 기대 밖의 성장에 머물러 있다.

L.E.K. 컨설팅 보고서가 소개한 200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승인된 신약 중 제조사의 '재앙'으로 남은 약물 10개를 살펴봤다.

노바티스의 기대주였던 비오뷰

비오뷰(성분 브롤루시주맙)가 FDA승인을 얻었을 때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 치료제 시장에 진입해 있던 아일리아와 루센티스는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 경쟁자는 시장 진입 초기에 터진 안전성 이슈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경쟁 제품보다 투약편의성을 높이고, 가격대를 맞췄기 때문에 비오뷰의 진입은 AMD시장에 치열한 경쟁을 부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비오뷰는 경쟁약물 아일리아와 비교 임상에서 안구 내 염증 발현 가능성이 4배나 높았고, 시력 상실 위험을 높일 만큼 심각하다는 결론이 나면서 블랙박스 경고를 표시하게 됐다.

반면 경쟁자였던 아일리아는 안전성 데이터 확보와 4, 8, 12주 투여일정을 홍보하며 한발 더 앞서 나가게 됐다.

노바티스는 비오뷰에 대한 임상 시험 3건을 추가적으로 진행했지만 안구 염증 비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진행했던 임상을 모두 중단했다.

비오뷰는 출시 당시(2019년) 2021년까지 예상 매출액 43억 달러를 기대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억 9000만 달러에 그쳤다.

기대를 받았던 뎅기열백신의 몰락

제품 개발에만 15억 유로를 투자한 사노피의 뎅기열백신 뎅벡시아가 나온 다음해 필리핀은 이 백신을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에 적용해 아이들에게 투여했다.

뎅기열 백신이 필요했던 멕시코를 비롯한 여러 나라 역시 앞 다퉈 사전계약을 맺으며 뎅벡시아의 블록버스터 입성을 예고했으나 필리핀 발 접종 어린이 사망 사건 발생하며 전면 취소됐다.

사노피는 2019년과 2020년 필리핀 정부가 사노피 직원 등 6명을 상대로 기소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FDA는 이 백신에 대해 제한된 승인을 내렸다.

관련해 다케다는 뎅기열 백신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TAK-003는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여 규제당국의 검토를 받고 있다. 뎅벡시아의 지난해 매출은 집계되지 않았다.

화이자의 바르는 아토피치료제의 실기

화이자의 바르는 아토피치료제 유크리사는 사노피의 듀피젠트와의 경쟁에서 실기했다.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PDE4 억제제인 유크리사는 2개의 3상 임상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나타냈으나 사노피의 듀피젠트 등장에 대비하지 못했다.

듀피젠트는 12세 이하 청소년에게 승인됐고, 유크리사는 3개월 미만의 어린이에게 승인됐지만 치료 대상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환자로 한정됐고, 듀피젠트는 중증등도에서 중증 질환으로 승인됐다.

듀피젠트는 현재 아토피치료제 시장에서 첫번째 약물로 인식되고 있다.

유크리사가 승인되기 전 화이자는 JAK억제제 젤잔즈와 TNF억제제 엔브렐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피부과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 약의 매출 최고 추정치는 20억 달러였으나 화이자는 지난해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2019년 매출액은 1억 3800만 달러였다.

임상 실패로 사라진 연조직육종 항암제, 라트루보

릴리의 항암제 라트루보는 조건부 허가 이후 생명연장 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는 연구 결과로 인해 프로모션을 중단해야 했다.

라트루보는 2016년 미국과 유럽에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대규모 장기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생존을 개선시키는데 실패했다.

릴리는 2019년 임상 3상 Announce의 실패를 인정하고 모든 연구를 중단했다.

라트루보는 승인 직후인 2018년 3억 47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나 3상 실패 이후 릴리는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뉴플라지드, 항정신병치료제의 한계 확인

아카디아(Acadia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정신질환 치료제 뉴플라지드(피마반세린)는 FDA의 승인을 얻은 지 2년 만에 환자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주춤대기 시작했다.

이후 FDA 승인 취소는 면했지만 이어진 임상 3상에서 우울증 장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고, 치매치료제의 가능성 역시 접어야 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도 뉴플라지드의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 기간동안 장기요양시설에서 신규 환자가 줄어드는 등의 타격을 고스란히 안아야 했다.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8억 4100만 달러였지만 실제 매출액은 절반 수준인 4억 4180만 달러에 그쳤다.

오칼리바, 코로나19와 FDA의 승인 지연

인터셉트 제약이 개발한 오칼리바(오베티콜산)은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에 대한 승인을 얻었지만 주요 타겟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극은 요원해 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의 발생으로 NASH에 대한 FDA 검토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FDA는 인터셉트가 후기 임상데이터를 제시한 이후 재평가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루브라카, 경쟁자들의 승리에 입지 축소

루브라카는 린파자에 이어 시장에 두 번째로 진입한 PARP 억제제다. 초기 시작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난소암 패러다임이 유지요법으로 변화되고, 경쟁자들의 빠른 시장 진입은 루브라카의 입지를 좁혔다.

루브라카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며 성장을 꾀했지만 린파자 역시 같은 시장에 진입해 초기치료부터 모든 종류의 상동 재조합 복구 돌연변이를 포함한 광범위한 사용에 치료 승인을 얻어 루브라카의 설자리는 계속 좁아지고 있다.

루브라카의 지난해 매출은 1억 4550만 달러에 그쳤다.

SGLT-2 시장의 낙오자, 스테글라드로

머크와 화이자가 합심해 시장에 내놓은 SGLT-2억제제 스테글라드로는 승인 이후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실제 판매량은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를 얻었다.

스테글라드로는 얀센의 인보카나,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베링거-릴리의 자디앙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후발주자였다. 승인 당시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를 선택했지만 이 역시 시장 진입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노보 노디스크의 GLP-1유사체 오젬픽과 허가 시기가 비슷했다는 점도 실기에 영향을 미쳤다. 오젬픽은 체중감량 외에도 2형 당뇨병 치료에서도 뛰어난 효능을 보여 스테글라드로가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갔다.

머크와 화이자는 스테글라드로의 지난해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바세파, 적응증 확장에도 난제는 여전

매우 순도가 높은 오메가-3-지방산인 바세파는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혈중 지질의 일종인 중성지방을 낮추는 용도로 사용되도록 지난 2012년 FDA 승인을 받았다. 

이어 바세파는 2019년에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병 위험을 낮추는 용도로 FDA의 승인을 추가했다. 

승승장구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바세파는 2020년 네바다주 법원이 특허 무효를 결정한데 이어 제네릭 버전 약물을 보유한 회사와의 법적 분쟁, 오메가-3 지방산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는 관련 학회의 발표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중남미와 아시아 시장 진입도 검토 중이다.

진테글로, 다양한 문제가 속출하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 블루버드바이오의 희귀 유전성 혈액질환 유전자치료제 진테글로는 2019년 유럽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아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EMA는 수정된 자료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해 승인은 뒤로 밀렸다. 이후 2020년 독일에서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됐지만 겸상적혈구 질환 임상에서 혈액암 사례가 나오면서 회사는 임상 보류와 판매 중단이라는 결과를 수용해야 했다.

다만 EU약제안전위험평가위원회가 약제의 효능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회사는 7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진테글로의 난관은 또 있다. 20억원에 달하는 약제비가 화두가 된 것.

회사는 5년 분납제를 제시했지만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진테글로의 약가는 독일 등 주요 시장 철수라는 직격타를 맞게 했다. 진테글로는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지만 지난해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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