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4조5천억 당기흑자...누적 적립금 12조8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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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4조5천억 당기흑자...누적 적립금 12조8천억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5.02.1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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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재정현황 집계...지출증가율 5.7%로 둔화세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수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누적된 재정흑자액이 1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또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입원환자가 줄어든 경향도 나타났는데, 이에 맞춰 외래 약국 급여비 증가율은 증가했다.

정부와 건보공단이 요양기관 현지조사를 강화해 급여비 누수를 차단한 데다가, 계절·유행성 질환이 둔화된 것도 재정 흑자 최대치를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기준 건강보험 재정현황을 집계한 결과 당기흑자는 4조5869원, 누적적립금은 12조8072원으로 집계됐다.

16일 재정현황을 보면, 이 시기 요양기관 진료 후 청구하지 않은 진료비가 약 5조2000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적립금 규모는 7조6000억원 규모로 줄어든다. 월 평균 급여비 지출액을 고려하면 약 두달치 지급규모라 할 수 있다.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조3291억원(7.4%) 늘었다. 보험료 수입은 직장가입자 수 4%, 보수월액 2.6%가 늘어 지난해보다 2조6287억원(6.8%) 증가했다. 기타수입은 누적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수입이 급증한 탓에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27억원(22.6%) 늘었다.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총지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조3868억원(5.7%)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과거 연평균 지출 증가율은 12% 수준이었지만 최근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추이를 보면 5.5% 수준으로 상당히 둔화된 것이다.

현물급여비 증가율은 6.9%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7%대로 소폭 상승했다.

진료형태별로 살펴보면 외래와 약국 급여비는 전년대비 증가율, 입원일수 증가율, 입원 1일당 급여비가 줄어들어, 입원 급여비 증가율도 함께 감소했다.

여기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개복수술' 위주의 수술방식이 최근 복강경과 같은 '최소침습수술'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수술건당 입내원일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종별로 집계한 결과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 급여비 증가율이 5년 평균 수준보다 감소해 전체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의원과 치과, 약국의 급여비 증가율은 평년 수준보다 높았다.

이 중에서 치과 급여비 증가율은 23.4%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노인틀니와 스케일링, 치아홈 메우기 등 보장성 확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요양병원은 17.9% 늘었다. 노인성 질환의 증가로 인해 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비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증질환·외래 비중, 상급·종병→병의원 이동 '쏠림 완화'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경향은 대형병원 환자 쏠림 완화 현상이다.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상급종합병원에 감기환자가 몰리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만성질환 관리정책 도입으로 상급종병과 종합병원에서 진료받던 만성질환 또는 경증 환자들이 병의원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여,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완화됐다고 풀이했다. 의료기관 종별 합리적 의료행위를 유도해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책 수행 시기를 살펴보면 2009년 상급종병 외래 본인부담 인상(50→60%)을 도입했고, 2011년 약가 본인부담 차등제를 도입해 상급종합 환자 부담을 기존 30%에서 50%로 대폭 늘렸다. 종합병원도 기존 30%에서 40%로 본인부담을 확대했다.

반면 의원급은 이듬해인 2012년 만성질환관리제를 도입해 만성질환자 관리를 강화시켰다. 그결과 고혈압과 당뇨의 종별 진료비 비중은 의원에서 증가한 반면 상급종병과 종합병원에서는 두드러지게 줄어들었다.

급여비 증가 둔화, 현지조사 등 재정누수 단속에 자연감소분도 한 몫

이 같이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보건사회연구원은 건강행태의 변화와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한 고령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먼저 정책적 요인으로는 진료비 이중청구 의심기관에 대한 정부 현지조사와 의료비, 약제비 지출 적정관리 등 재정 건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기술적 요인으로는 암 발생률 감소와 의료기술 발달도 수술건당 입내원일수를 줄여 암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됐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15.7%씩 늘어나던 암 급여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1%씩 늘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던 암 발생률이 2012년 들어처음 줄어들었고 B형 간염 예방접종에 따른 유병률 감소, 흡연율 감소, 검진으로 암 전 단계에서 치료, 음주·비만율 감소, 식생활 개선 등 건강행태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황사발생 감소와 대기오염 개선 등 환경적 요인 개선으로 호흡기계와 계절성·유행성질환 증가도 둔화됐다.

또한 건강한 고령화와 노인장기요양보험 확대 등으로 노인진료비 증가율과 노인 인구당 진료비 증가 둔화도 급여비 증가율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복지부는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정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하는 한편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등 국정과제, 생애주기별 필수의료 중기 보장성 강화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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