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좋은 의료환경이 의사에게도 좋은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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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좋은 의료환경이 의사에게도 좋은 환경"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5.2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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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회 "의대정원 증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
"의-정 소모적 강대강 대치 중단하고 방법 제시해야"

환자단체가 전공의 집단행동 100일을 맞아 정부와 의료계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소모적 '강대강' 대치를 중단하고,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 좋은 의료환경을 만들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로 구성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100일째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연합회는 환자의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의료계와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놓고 벌여온 소모적 '강대강' 대치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자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응급, 중증외상, 중증소아, 분만, 흉부외과 등과 같이 의료사고 위험이 높고 근무 환경이 열악하며 개원의에 비해 수익이 적은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을 찾아 의대정원 증원과 함께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또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나 계속적인 집단행동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의료환경을 만들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은 그동안 누구보다도 자주 의사들과 접촉하며 이들의 강도 높은 근무 환경과 헌신을 가까이에서 봐왔다. 그와 같은 경험에 기반해, 환자들은 환자에게 좋은 의료환경이 의사에게도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의료환경을 만드는 일은 의대정원 증원만으로는 할 수 없는데, 정부와 의료계의 일방적인 주장 속에서 그 외의 논의가 모두 묻혀버리고 환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지금) 그 모든 일보다 앞서 해결돼야 하는 것은 환자들이 피해나 불편 없이 안정적으로 치료받는 것이다. 유례없는 의·정 갈등 장기화 사태 속에서 환자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야 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정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진정한 의료개혁 논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단체에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 전공의 집단행동 100일, 환자들은 의·정 갈등 장기화의 조속한 해결을 원한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6일 의대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해 기각·각하 판결을 내린 후에도, 의료계와 정부는 여전히 대치 상태에 있다. 정부는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의대 증원을 확정, 강행하고 있으며 의료계는 이에 맞서기 위해 대법원 상고 및 촛불집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100일째 이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의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의료계와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놓고 벌여온 소모적 강대강 대치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자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응급, 중증외상, 중증소아, 분만, 흉부외과 등과 같이 의료사고 위험이 높고 근무 환경이 열악하며 개원의에 비해 수익이 적은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을 찾아 의대정원 증원과 함께 시행해야 한다. 또한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나 계속적인 집단행동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의료환경을 만들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00일 동안 정부와 의료계 양측의 어려움을 십분 공감하면서도 환자를 위해 빠르게 이번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서울Big5병원를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은 그동안 누구보다도 자주 의사들과 접촉하며 이들의 강도 높은 근무 환경과 헌신을 가까이에서 봐왔다. 그와 같은 경험에 기반해, 환자들은 환자에게 좋은 의료환경이 의사에게도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의료환경을 만드는 일은 의대정원 증원만으로는 할 수 없는데, 정부와 의료계의 일방적인 주장 속에서 그 외의 논의가 모두 묻혀버리고 환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

환자들은 현재의 의료인력은 물론 앞으로 배출될 의료인력이 필수의료, 중증 및 응급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에 적절히 투입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그 모든 일보다 앞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환자들이 피해나 불편 없이 안정적으로 치료받는 것이다. 유례없는 의·정 갈등 장기화 사태 속에서, 환자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야 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정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진정한 의료개혁 논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24년 5월 2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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