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증원 멈추고 합리적-객관적 기구서 새로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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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증원 멈추고 합리적-객관적 기구서 새로 논의해야"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4.04.17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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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 입장문 

의대 정원 증원 멈추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7일 브리핑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비대위는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을 바로 세워 환자 곁을 당당히 지키기 위해 병원을 잠시 떠나 있는 전공의들과 미래 의학자를 꿈꿔야 할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대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간다면 이제는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은 사라질 것이며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내년에 전문의 2,800명이 배출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사 수의 7%인 전공의가 빠진 것은 그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하는 것이기에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지금의 상황이 조금 더 길어지면 교수들의 사직서의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경영의 압박으로 많은 대학병원들이 구조조정과 도산의 위기에 빠질 것이며 보건의료계열, 행정직군 등 우리의 동료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중증, 응급 등의 분야에서 적절하게 환자들을 돌볼 수 없게 된다"고 밝히고 결국 환자에 그 피해가 모두 전가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통령을 향해 의대 정원 증원을 멈추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새로 논의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주실 것과 하루라도 빨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제자리를 찾아 고통받는 환자들을 잘 치료할 수 있게 해줄 것을 부탁했다. 

<브리핑 입장문 전문>  

어제 총선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꼐서 입장을 발표 하셨습니다. 그러나 입장 발표 내용에서 현재의 의정 대치상황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단순히 의료 개혁을 언급하고 합리적 의견에 더 귀 기울이겠다는 단순한 표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번 잘못 진행되는 정책은 다시 돌이키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의료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 그리고 사회는 당장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결정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당장 시작해도 언제 좋은 결론을 맺을 수 있을 지 모를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이러한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우리에게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를 이른 시간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대치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을 바로 세워 환자 곁을 당당히 지키기 위해 병원을 잠시 떠나 있는 전공의들과 미래 의학자를 꿈꿔야 할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간다면 이제는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은 사라질 것입니다.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내년에 전문의 2,800명이 배출되지 못합니다.

이는 한 해의 공백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소위 필수의료의 현장은 더욱 암담한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당장 내년에 의사 3천명이 배출되지 못합니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배출되지 못하면 가깝게는 군의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공중보건의 배출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전공의 수련시스템도 언제 정상화될 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많은 과제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자리를 지켜온 직역들이 톱니바퀴가 되어 유기적으로 하나의 체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톱니바퀴라도 고장나는 순간 전체가 무너지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그 모습을 우리는 지금 지켜보고 있습니다. 의사 수의 7%인 전공의가 빠진 것은 그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하는 것이기에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대체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 드립니다.

지금의 상황이 조금 더 길어지면 교수들의 사직서의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경영의 압박으로 많은 대학병원들이 구조조정과 도산의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보건의료계열, 행정직군 등 우리의 동료들이 직장을 잃을 것입니다. 직접적으로는 중증, 응급 등의 분야에서 적절하게 환자들을 돌볼 수 없게 됩니다.

정부의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중증의료와 응급의료를 최상으로 제공하기 위한 고민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개혁의 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야들이 붕괴되는 시발점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의료기기 산업, 제약산업계의 문제 역시 심각해지게 되고 간병인, 병원 주변 상권 등의 피해 역시 심각해지게 됩니다. 이에 따른 간접 피해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입니다.

위와 같은 위험성을 의사들 역시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주어진 기회라 판단하여 모든 우려와 비난을 안고 지금도 이렇게 이야기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대통령께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은 대통령이시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충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목소리임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멈추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새로 논의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하루라도 빨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제자리를 찾아 고통받는 환자들을 잘 치료할 수 있게 해주시고 우리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길을 열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24년 4월 17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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