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예상청구액 1347억...단박에 청구액 '톱5' 등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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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허투, 예상청구액 1347억...단박에 청구액 '톱5' 등극 예고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4.0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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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가 기준 금액...RSA 고려 시 실 재정소요액은 적어
상한금액 143만1천원...A7조정평균가 55.6% 수준
사전협의로 본 협상기간 한 달로 줄여

전이성 유방·위암 치료에 쓰이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주(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오늘(4월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지  약 19개월만이다. 상한금액(표시가)은 국내에서 급여평가 당시 약가를 참조하는 A7 국가 조정평균가의 55.6% 수준이며, 조정최저가보다도 7.4% 더 싸다.

엔허투는 특히 연간 소요재정으로 볼 수 있는 표시가 기준 예상청구액이 1300억원이 넘어 단번에 청구액 순위 '톱5' 약제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엔허투는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항HER2 기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과 '이전에 항HER2 치료를 포함해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치료에 사용하도록 2022년 9월19일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엔허투는 이른바 HER-2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 의약품으로 적응증별 대체약제는 ▲유방암: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 ▲위암: 파클리탁셀, 이리노테칸, 도세탁셀 등이다.

급여 등재 신청은 2022년 12월28일에 이뤄졌고, 암질환심의위원회에는 2023년 3월과 5월, 6월 세번 안건으로 올라가 어렵게 통과했다. 경제성평가소위원회에서도 같은 해 7월(17일)과 11월(27일) 두번 다뤄지는 등 붙힘을 겪었다. 특히 경평소위가 늦어지면서 위험분담소위원회를 닷새 빠른 11월 22일 심의를 마쳤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도 올해 1월과 2월 두번 심의를 받았다. 심사평가원 단계는 이처럼 그야말로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건보공단 협상은 일시 협상이 중지되기도 했지만 올해 2월19일부터 3월15일까지 비교적 빨리 마무리됐다. 올해 1월12일부터 진행된 건보공단과 다이이찌산쿄 간 사전협의가 협상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유방암학회 등 관련 전문학회는 유방암과 관련 "항HER2 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 3상 임상에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 대비 우월한 생존기간 연장을 보여 기존 약제 대비 월등한 개선을 입증했고, 가이드라인에서도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2차 치료로 우선 권고되는 약제이므로 급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암에 대해서도 "기존 암치료(파클리탁셀/이리노테칸) 대비 개선된 객관적 반응률과 전체 생존기간을 보였고,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2차 또는 3차 약제로 권고되는 약제이고, 치료 옵션이 부재한 3차 이상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에서 1년 이상의 중앙 생존기간을 보인 유일한 HER2 표적치료제이므로 급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약평위에서는 주적응증으로 평가받은 유방암은 위험분담(총액제한) 방식으로, 부적응증인 위암은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 방식으로 심의를 마쳤고, 결과적으로 건보공단 협상에서는 환급형과 총액제한형, 2가지 위험분담계약이 체결됐다.

급여 평가 당시 참조국가였던 A7개국 중에서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등 5개국에 등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국가의 조정평균가는 257만2728원, 조정최저가(일본)는 154만5978원이었다. 국내 상한금액은 143만1천원으로 조정평균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매우 낮다. 그만큼 표시가 결정을 놓고 샅바싸움이 치열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국내 상한금액은 회사가 최초 제시한 가격보다 40.4%나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환자 수는 유방암 1465명, 위암 146명 등 총 1611명 규모로 설정됐다. 이에 맞춰 예상청구금액(표시가 기준)은 1347억원으로 정해졌다. 등재 1년만에 단박에 초대형 블록버스터 등극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단일품목으로 연간 건강보험 청구액이 1천억원이 넘는 약제는 현재 10개 내외로 추산된다. 

2022년에는 프롤리아가 1306억원으로 1위였고, 다음은 케이캡50mg 1245억원, 리피토10mg 1203억원, 플라빅스75mg 1173억원, 키트루다주 1113억원 순으로 5개 품목이 1천억원이 넘었었다.

2023년의 경우 상반기 기준 키트루다주 1285억원, 프롤리아 790억원, 케이캡50mg 621원, 티쎈트릭주 606억원, 플라빅스75mg 590억원, 퍼제타주 545억원, 종근당글리아티린연질캡슐 537억원, 리피토10mg 522억원, 듀피젠트피르필드주300mg 502억원 등의 청구액을 기록해 1천억 클럽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었다. 이를 감안하면 청구액이 1400억원에 육박하는 엔허투는 2025에는 연간 청구액 순위 '톱5'에 등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위험분담계약 등을 고려 시 실제 재정소요는 이 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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