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약가 위험분담제 첫 붕괴...스페인, 실급여가 공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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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약가 위험분담제 첫 붕괴...스페인, 실급여가 공개키로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4.02.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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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예스카르타·렘데시비르 비공개 급여약가 제공 약속...졸겐스마 추가 전망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은 정작 급여약가를 모르는 위험분담제(RSA) 등 급여당국과 제약사간 비밀약가협상에 첫 제동이 걸렸다.

스페인 보건부 모니카 가르시아(Mónica García) 장관은 2월 초 약가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용, 고가신약의 보험급여 표시가격이 아닌 비밀협상에 따른 비공개 실급여가를 공개키로 결정했다. 첫 약가공개 품목은 길리어드의 CAR-T세포치료제 예스카르타와 코로나19치료제 렘데시비르다.

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표시가과 실제약가 차이가 발생하는 이중약가제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실제 약가공개를 거부해오던 스페인 정부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법원의 연이은 약가공개를 명령한 판결에 따른 조치다.

사건의 시작은 시민의 알권리와 약가 투명성을 요구하는 스페인의 비영리 시민단체 Civio가 2019년부터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의 약가 공개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졸겐스마의 당시 스페인 표시약가는 194만 5000 유로(19년 평균 환율 약 25억원)인 반면 특정 병원의 공급약가는 134만 유로(19년 환율 17억원) 임을 확인,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며 실제 급여약가의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럭스터나와 CAR-T세포치료제 킴리아와 예스카르타 등 표시가와 병원의 공급가 차이를 확인한 이후 비공개 비밀약가 공개를 추가 요구했으나 보건부는 이같은 요구를 치료접근성의 악화를 사유로 거부해 왔었다.

그러나 '좋은 정부법'(Good Governance Law)에 의거 투명성 위원회(Transparency and Good Government Council)가 약가 공개 정당성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비밀약가 공개압력이 거세졌으며 이에대응 보건부 중심으로 정부와 제약사는 약가공개 거부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약가공개 요구 품목별로 법정소송을 진행했으나 연이어 패소했다. 

지난 1월 8일 길리어드의 예스카르타와 렘데시비르 관련 약가를 공개토록 한 1심 판결 이후 보건부는 항소를 포기키로 하고 실제약가공개 방침을 설명했다. 이외 추가적으로 고등법원에 항소를 진행했으나 기각된 졸겐스마의 약가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Civio는 약가공개 거부 법정소송중인 모든약제의 약가가 공개될 수 있도록 싸움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관련해 약가 공개 당사자가 이닌 노바티스와 길리어드 등은 급여협상 계약위반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나 법원의 결정에 따른 보건부의 조치이행 계획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하기엔 판결 여하에 따라 이중약가계약 실제급여가를 모두 공개해야하는 상황을 앞당길 수 있고 비밀 급여계약 위반 관련 정부상대 소송을 진행하기도 녹녹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상대 소송시 법정 다툼과정에서 계약관련 세부 사안이 공개될 수 밖에 없고 다른 국가 규제당국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 급여당국과의 복잡해지는 관계 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위험분담제, 상업계약, 비밀 리베이트 등 다양한 용어로 대변되는 해당제도는 제약사 입장에서 낮은 급여약가로 등재될 경우 다른 국가에서 약가협상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약점을 피할 수 있고 급여당국은 숨겨진 약가로 인해 재정의 부담을 낮추는 한편 신속한 급여등재를 통한 환자 접근성 개선할 수 있다는 이점을 이유로 도입됐다.

분명해 보이는 실익으로 인해 치명적인 단점인 투명성 부족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나 국내에서는 이문제가 공론화되지는 않았다. 이번 스폐인의 약가 공개사례는 위험분담제의 새로운 변환점으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Civio / 내용은 원본을 기반으로 뉴스더보이스가 편집함
출처: Civio / 내용은 원본을 기반으로 뉴스더보이스가 편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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