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카누맙 허가 시, 치매 치료 '게임체인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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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카누맙 허가 시, 치매 치료 '게임체인저' 될 것"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11.16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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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원 서울성모병원 교수, 치매학회 추계학술대회서 발표
"새로운 툴로 차별화된 치료제공 기대"

알츠하이머 치매치료 후보물질 ‘아두카누맙(에자이·바이오젠)’의 가능성이 조명됐다. 해당 후보물질은 부활과정을 거쳐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 신청의 근거가 된 2개 3상 임상시험에선 성적에 기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상용화 여부를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조건부 허가 가능성은 존재하며 이런 시나리오 달성 시 치매치료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양동원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동원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최근 2020 대한치매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치매치료 분야 주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강의에 따르면, 치매치료 분야에선 다양한 후보물질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큰 관심을 모으는 후보물질은 ‘GV-971(상하이그린밸리)’과 아두카누맙이다.

GV-971은 갈조류에서 기원한 약물로 치매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등을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 조건부 허가된 상태이며, 글로벌 3상을 통해 효능의 확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양 교수는 “아두카누맙의 경우 축적된 아밀로이드베타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제다. 2016년 네이쳐에 실린 연구결과에선 용량과 비례해 아밀로이드베타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남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지기능감소를 예방하는 가능성까지 내비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주요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제약사측은 2018년 아두카누맙의 1b상 결과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조성했다. 그러다 돌연 2019년 3월 3상 임상시험(ENGAGE 및 EMERGE)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간분석결과에서 아두카누맙의 효능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약사측은 같은 해 10월 데이터 세트를 늘려 분석을 진행한 결과, 아두카누맙 고용량(10mg/kg)의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고 안내했다. 구체적으로 아두카누맙 고용량의 효과는 EMERGE에서 증명됐다. 이를 바탕으로 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FDA 심사결과는 내년 3월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NGAGE 및 EMERGE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경증인지장애(MCI) 증상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아두카누맙 또는 위약을 투여 받으며 연구에 임했다. 1차평가변수는 치매임상평가척도박스총점(CDR-SB)을 기반으로 측정됐고, 2차평가변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 등을 통해 검증됐다.

먼저 EMERGE는 1차유효평가변수를 만족시켰다. 78주차 시점 CDR-SB 기준 아두카누맙 고용량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인지력 저하 속도가 약 22% 느렸다. 위약군과의 차이는 MMSE 기준 18%, ADAS-cog 13 기준 27%, 그리고 ADCS-ADL-MCI 기준 40%로 조사됐다. 아울러 뇌 영상 분석결과, 아두카누맙 투여군에서 아밀로이드베타와 더불어 또 다른 치매 주범으로 꼽히는 타우(tau) 단백질의 감소가 관찰됐다.

반면 ENGAGE에서 아두카누맙 고용량 투여군은 이 같은 연구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단, 아밀로이드베타 및 타우 단백질의 감소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두 임상시험은 진행과정에서 계획서 변경이 이뤄지며 아두카누맙 고용량군의 투여량이 10mg으로 늘어났다. 계획에 따라 아두카누맙 10mg 투여일정을 완료한 환자비율은 EMERGE 29%, ENGAGE 22%였다. EMERGE에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아두카누맙 10mg을 투여 받은 것이다. 이런 차이가 두 임상시험의 상반된 결과를 설명하는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풀이했다.

아두카누맙의 운명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FDA 자문위원회는 ENGAGE 및 EMERGE 결과를 두고 부정적인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FDA가 자문위원회의 권고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허가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양 교수는 “아두카누맙 고용량은 인지기능저하를 줄이고, 아밀로이드베타 및 타우 단백질 축적의 감소에도 기여했다. 내년 3월에는 FDA의 결정이 예정된 상태다. 개인적으론 조건부 허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기존 약제와 전혀 다른 패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탄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건부 허가 시) 의료현장에서 준비할 점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아두카누맙은 이상사례 측면에서 아밀로이드 연관 영상이상(ARIA) 발생 여부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측면에선 약가에 대한 이슈를 동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두카누맙이 상용화되면) 새로운 툴을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차별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져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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