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위기인가, 새로운 기회인가...기로에 선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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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위기인가, 새로운 기회인가...기로에 선 제약업계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4.01.02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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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약가인하-관리강화...R&D지원 위축

2024년, 제약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한해가 될 것 같다. 어김없이 이어지는 생살 뜨기는 느낌의 약가인하의 찬바람이 불고 제조와 유통, 판매에서의 관리 강화의 압박도 거세진다. 여기에 지원받았던 지원마저 위축을 넘어 끊기는  기분이다.

그만큼 제약업계로서는 올해도 넘어야할 산이 지극히 많다.

특히 국내 출생률 급감은 앞으로 큰 틀에서 대한민국의 존립에 밀접하다. 이런 변화에 국내 제약기업에도 대비해야할 중요 난제다. 알다시피 당장 정부당국의 건강보험 재정운영의 방향에서 약가인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인구구조상 고령화시대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행위수가를 확대는 약제비를 줄여야 한다는 상대적 박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처방시장의 인계점 도달을 더욱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국내제약들이 최근 처방시장에서 당뇨 등 만성질환에 눈을 돌리고 비처방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위한 노력에서 확인된다.

정부의 관리감독도 국제조화를 꾀하면서 제약업계에도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세계시장에 진출할 실력자로 변모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 모든 관련 제도를 내국만의 제도가 아닌 세계에 걸맞게 제도를 수정하고 있다. 큰 그림에서 보면 세계수준의 높은 품질과 관리를 통한 제품생산과 유통은 기업 스스로 알아서 해 그 자율성을 더 주고 문제  발생시 그 책임은 더 엄격하게 진다는 것이다.

이런 방향성에 도입되는 다양한 관련 제도에 제약기업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식약처만을 보더라도 허가심사제도에서 완재위주 자료제출이, 허가후 관리에서는 시판  직전 확인하는 제도가 추가됐다. 품목은 물론 GMP시설 갱신제, 재평가의 활성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감시체계 보강 등 전방위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런 정부의 다각도의 감독은 제약기업에 긴장감을 조성하며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잘못하면 가차없는 채찍이 오기 때문이다. 

그럼 '잘 하는' 제약에 대한 당근은 충분할까.

일단 내년도 정부예산 중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 대비 4조6000억원 삭감된 26조5000억원이다. 정부안보다 6000억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긴 하나 여전히 15% 삭감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우울감 마저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연구개발의 작게나마 기댈 수 있던 정부의 직접 지원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다. 임상시험에 다년간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제약으로서는 이같은 소식에 달갑지 않은 소식인 셈. 

실제로 모 국내 중견제약 인사는 대형제악사와 달리 중간에 낀 중형급 제약사들의 경우 현금 동원이 쉽지 않아 정부의 지원은 연구개발의 끈을 놓지않았던 소금 같은 존재라고 전하고 이번 정부의 R&D축소 방향에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또 제약의 기초를 담당하는 연구분야 관계자도 실정을 전하기도 했다. 연구비가 줄어 연구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그만큼 절박한 현실이라며 정부의 정책변화를 요구했다.

다시보면 정부의 방향은 앞에서 논했듯 분명해지고 있다. 관리는 강해지고 지원은 점차 줄어드는  환경에 놓여있다. 새해 제약업계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목표를 설정할 것이다.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도전해 성장 발전할 것인가. 제약기업이라면 대부분 후자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규모경제를 갈 수밖에 없는, 특히 대형제약사들은 더 절실하게 후자를, 중형제약은 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전략적으로 다가서려 노력할 것이다.

국내의 악재를 넘어 우물 안 개구리를 탈피해 높이뛰기를 준비중인 국내제약사들이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를 기대해본다. 세계가 인정하는 K-제약의 저력을 보여주는, 희망을 심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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