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 '태움방지 뱃지' 단다
상태바
신촌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 '태움방지 뱃지' 단다
  • 홍지연 기자
  • 승인 2018.03.18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 4000개 배포 예정…'인격모독 금지' 등 문구 박혀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간호사 태움방지 뱃지가 등장했다. '반말 금지', '인격모독 금지', '태움 근절' 등 문구가 뱃지에 적혔다.

최근 서울 대형병원에서 태움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사 사례가 알려진 이후라 시선이 모인다.

1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 김은희 노동안전국장은 "태움을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과 단체적 문제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취지로 태움방지 뱃지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달부터 약 1000개 뱃지를 원내 구내식당 앞에 배치하고 간호사들에게 나눠줬다. 원내외 반응이 긍정적인 상황이라 약 3000여개 뱃지를 추가 제작해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태움 방지 문화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되도록 태운다는 뜻의 은어다.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을 뜻한다.

세브란스병원의 태움 방지 뱃지 움직임은 간호사 스스로 반성과 개선 의지를 가장 먼저 드러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간호사 간 경각심을 갖는 것 외에도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나 보호자 등에게 태움 문화 근절을 홍보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김은희 국장은 "세브란스병원에만 5000명이 넘는 간호사가 근무중이다. 태움 청정지역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태움 간호사 자살 사건을 계기로 선도적으로 뱃지라도 먼저 달아서 망자를 애도하고 병원 태움 문화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캠페인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뱃지에 대한 병원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비단 간호사 뿐만 아니라 채혈실 등 의료진과 환자가 얼굴을 맞대며 근무하는 경우 자칫 반말 등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며 "다음주부터는 각 병동 부서별로 만나며 본격적으로 태움과 원내 갑질 문화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 병원의 움직임이 다른 병원의 태움 근절에 긍정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