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으로 달려간 국회의원들 "약사들 희생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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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으로 달려간 국회의원들 "약사들 희생 기억할 것"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3.1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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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보존 필요성 제기...'나홀로약국' 지자체 지원도

체온계도 부족...이번 추경에 반영해야
칼레트라 등 코로나19 투여 연구 검토
과로로 쓰러진 복지부 과장 쾌유 기원

정춘숙 의원이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마스크 판매에 따른 약국의 손실보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이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마스크 판매에 따른 약국의 손실보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약국으로 달려갔다. 약국의 어려움도 보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표현을 빌면 "상당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회의원들은 각자 현장에서 보고 들을 걸 토대로 정책제안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추경안'을 중심으로 현안질의를 진행했는데, 마스크 문제가 단연 최고 이슈였다. 김상희 의원, 맹성규 의원, 인재근 의원, 정춘숙 의원 등은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직접 약국으로 달려가 현장을 점검했다.

김상희 의원은 "아침에 약사회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어제(9일) 하루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면서 상당히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보여진다. 하루치 비축량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하루치 비축량이 있으면 전날 준비해서 그다음 날 몇 시부터 공급 가능하다고 하는 예측이 되는데 그게 안되니까 약국은 약국대로 힘들고 국민은 어느 약국을 이용해야 하는 지 모르고, 또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하루치, 600만장을 비축해서 그다음날 정해진 시간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또 (평일에 약국을 못가는 국민이) 토요일에 구입을 못하면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토요일에 제대로 공급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인재근 의원은 "어제(9일) 약국에가서 1시간쯤 있었다. 지역약사회장님과 간담회도 했다. 우리 지역에 약국이 128개 쯤 되는 데 그중 1인 약국이 12개 쯤된다고 한다. 1인 약국은 당연히 힘드니까 구청에서 자원봉사자를 보내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지자체와 협력하면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사들은 국가적 위기에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다. 남는 것도 없고, 사실 약국도 장사를 하는 건데, 남는 것 없이 봉사한다. 그런 걸 국민이 꼭 기억할 것이다. 저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했다.

맹성규 의원도 "어제 약국 2곳을 다녀왔다. 상황이 분명히 나아진 건 맞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한다.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게 좀 더 주의 깊게 보고 이야기 하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것들이다. 재난대책본부에서 꼭 실행해 줘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분포를 고려한 마스크 수량배분 필요성, 지자체 등의 약국 인력 지원, 1회용 봉투값 한시적 면제 등을 제안했다.

맹성규 의원은 "약국은 워낙 인력이 부족하니까 밖에서 몇 명이 기다리고 있는 지 파악하면서 마스크를 팔기 어렵다. 지자체나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면 불필요하게 줄을 서는 주민도 줄일 수 있고 혼란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춘숙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공적 마스크 판매에 참여한 약국에서 마스크 업무 외에 조제와 같은 원래 약국이 해야 할 업무를 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특히 1인 약국의 경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오전에 마스크가 도착하면 소분해서 봉투에 담고, 일일이 주민번호 입력하면서 판매하고, 종일 전화받고 그래서 감당이 안된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스크가 동나면 괜히 욕도 먹는다. 정말 (판매를) 포기하고 싶다고 한다. 약사들이 어려운 시기에 굉장히 애쓰고 계시는데 박수만 쳐줄 게 아니라 이번에 참여한 약국에 대한 손실보전, 지원책, 이런걸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번 추경안에는 이런 부분이 안 담겨 있는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춘숙 의원의 지적에는 김강립 차관이 비교적 길게 답변했다. 그는 먼저 "약국을 통한 공적배분 체계를 급하게 갖추게 됐는데  약사를 포함한 약국 종사자분들의 노고가 굉장히 많은 점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단시간내 이 시스템을 구축했는 데도 불구하고 최대한 협조해 주시는 점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적해 주셨던 특히 1인 약국의 문제, 그리고 약국이 없는 지역도 있는데, 이런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 중앙재난대책본부에서 이미관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인 약국은 지적해 주신 문제들을 이해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국방부에서 지원받아서라도 조금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까지도 중대본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약국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의 경우 손실보상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논의가 될 수 있을 지는 관련 법령, 또 손실보상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로써는 직접적인 지원이 용이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대신 "다른 추가적인 지원 방안이 있는지 관련 부처들하고 같이, 이 부분은고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상진 의원은 체온계 부족 문제를 꺼냈다. 그는 "최근에 대구에 다녀왔다. 자가 격리자가 2천명이 넘는데 보건소에서 체온계를 못춰서 열 체크를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빨리 체온계를 1만개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 1개에 2만 원이라는데, 2억원이면 된다. 이번 추경안에 꼭 포함시켜서 당장 통과시켜 달라"고 제안했다.

남인순 의원은 코로나19 업무지원에 나섰다가 쓰러진 복지부 직원의 쾌유를 빌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업무가 폭증해서 과로에 시달리던 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국의 과장께서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들었다. 지금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다.

김강립 차관은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저희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지금은 굉장히 상태가 안 좋아서,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저희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은 "우리도 과장님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드린다"고 했다.

윤일규 의원은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되는 약제들에 대한 수급대책을 지적했다.

윤일규 의원은 "사망률을 줄이려면 지금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치료제를 잘 준비해야 한다. 칼레트라 등 현재 쓰고 있는 3가지 약물을 수급이 잘되고 있느냐.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김성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던 렘데시비르라는 약제는 현재 길리어드사가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고 국내 3개 병원이 참여해서 환자한테 투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병원과 미국 NIH가 협약을 맺어서 조만간 연구자 중심의 임상시험도 진행할 것으로 본다. 클로로퀸의 경우 부산 지역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다고 부산현장을 다녀오신 분께 들었다. 많은 임상의사들이 클로로퀸과 칼레트라, 트루바다를 자가격리자 등에 사용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서 연구과제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명연 의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마스크 증산문제를 추궁했다. 그는 "50일 동안 마스크, 손 씻기 계몽하면서 정부가 마스크 증산할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산 짜면서 마스크 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예산안은 복지부가 50%를 점유하고 있는데 말은 코로나19 추경이지만 전부 현금 살포성이고 총선용"이라고 주장했다.

기동민 의원은 설화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우연히 나온 실언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특히 방역당국의 책임자는 또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앞에 더욱 더 겸손하게 말씀해 주시고 현실을 알리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 현실이 알려지는 과정 속에서 국민 정서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런 언행은 극도로 자제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국민 여러분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고 또 시간이 오래되면서 지쳐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작은 말실수 하나가 방역 당국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그런 중차대한 시기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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