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원료약 제조소 중복 실사 개선 추진…영국 제약계는 AI 규제 조화 주문
중국, 동물대체시험 도입 시범사업…FDA는 의약품 연계 소프트웨어 지침 마련
프랑스가 신약 출시 초기 약가를 한시적으로 우대하되 이후 주기적으로 재평가하는 약가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호주는 의약품 성분과 경고문구 등의 표시기준을 바꾸고 5년의 전환기간을 부여했다.
의약품 개발·관리 분야에서는 규제기관 간 원료의약품 제조소 중복 실사를 줄이고, 인공지능(AI)과 동물대체시험 등 새로운 기술의 활용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FOCUS’ 제36호에 따르면 프랑스 의약품경제위원회(CEPS)와 제약산업협회(Leem)는 의약품 생애주기별 약가 재평가를 전제로 출시 초기의 일시적 약가 우대를 허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약가체계에 합의했다.
프랑스, 초기 약가 우대하되 주기적으로 재평가
프랑스의 새로운 체계는 기존 치료제 대비 추가적인 임상적 가치를 평가하는 ASMR 등급에 따라 초기 약가 우대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ASMR은 신약 등의 급여·약가협상에 활용되는 치료적 유용성 평가등급이다.
초기 약가협상부터 독점권 소멸까지 단계적인 약가 조정 경로도 설정한다. 최초 CEPS 평가 후 약 3~4년 시점에 첫 약가 재평가를 실시하고, 이후에는 2년마다 재평가할 예정이다.
출시 초기에는 임상적 가치를 약가에 반영할 여지를 두면서, 이후 재평가를 통해 약가를 조정하는 구조다.
호주 연방의료제품청(TGA)은 2026년 10월부터 처방의약품과 비처방의약품에 새로운 표시기준을 도입했다.
개정 내용에는 의약품 라벨에 표시해야 하는 성분과 경고문구, 투여단위 표시 방식, 일부 의약품의 외부 포장 경고문구 변경 등이 포함됐다.
전환기간은 5년이다. 이 기간에는 기존 기준과 신규 기준 중 하나를 적용할 수 있지만, 2031년 10월 1일 이후 공급을 위해 출하되는 모든 의약품은 새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원료약 제조소 32%, 1년 안에 중복 실사
유럽의약품청(EMA)은 국제 원료의약품(API) 실사 협력에도 제조소에 대한 중복 실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EMA가 발표한 2017~2024년 국제 API 실사 프로그램 보고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등 규제기관 간 정보 공유와 다른 기관의 실사 결과 활용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부적합 제조소를 중심으로 중복 실사가 지속됐다고 짚었다.
공통 관심 대상인 API 제조소 644곳 중 204곳, 약 32%는 12개월 이내에 두 개 이상 기관의 실사를 받았다. 부적합 제조소는 적합 제조소보다 49% 더 많은 실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MA는 중복 실사의 원인을 분석하고 실사 범위에 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안전한 중앙저장소 구축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영국 제약계 “AI 규제, 국가별로 달라선 개발 부담 커져”
영국 제약산업협회(ABPI)는 의약품 개발에 활용하는 AI 규제의 국제적 조화를 강조했다.
ABPI는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이 2027년 발표할 AI 의약품 개발 프레임워크에 AI 모델과 합성데이터의 검증, 투명성, 문서화 요건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AI를 활용해 생성한 자료가 규제기관이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가마다 AI 규제요건이 달라지면 글로벌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중복 업무와 복잡성,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중국은 비임상 평가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신규접근법(NAMs)의 연구·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심사평가센터(CDE)가 발표한 ‘PIONEER 계획’은 장기칩과 AI 시뮬레이션 등 동물대체시험법을 신약 비임상 평가에 도입하기 위한 5년간의 공식 시범사업이다. 해당 계획은 2026년 7월 발표됐다.
기존 동물모델 사용을 줄이거나 개선·대체하면서, 인체 반응에 대한 예측력이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FDA, 의약품 연계 소프트웨어의 선택적 사용 표시 권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처방의약품 사용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최종 지침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가 의약품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에 필수적이지 않다면, 처방정보에서 해당 기능과 기기 구성요소를 설명하는 부분에 이를 명시하도록 권고했다.
처방정보는 의료진에게 의약품의 효능과 용법, 부작용, 금기사항 등을 안내하는 공식 제품 설명서다. 의약품과 함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라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기능인지 명확히 알리도록 한 것이다.
지침은 기기 구성요소에 연결되지 않고 해당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직접 전송받지도 않는 독립형 소프트웨어의 라벨 기재 기준도 구체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