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 약료서비스 걸음마 수준..."인력확보-수가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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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중환자 약료서비스 걸음마 수준..."인력확보-수가개선"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4.03.0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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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박혜원-원광대약대 안숙희, 관련 국내 현황 분석 공개

국내 의료기관 신생아중환자 약료서비스 시행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며 관련 보호자 상담 서비스도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병원 약제부 박혜원-원광대약대 안숙희 연구자는 최근 병원약사회지 제41권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신생아중환자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국내 약료서비스 현황 분석'을 공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설문에 응답한 69.7%의 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지만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시행 중인 약료서비스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약물 투여 기록 검토, 의약품 허가외 적응증 정보제공, 용량 계산 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제외한 35개 약료서비스 수행에 있어 신생아중환자실 업무만을 담당하는 전담약사의 유무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영양지원모니터링 업무는 설문에 응답한 모든 병원에서 시행 중이었고 이와 관련된 약료서비스도 대부분 시행하고 있었으며 그에 필요한 영양집중지원팀의 자문 전산프로그램도 모든 병원에서 사용 중에 있었다. 이는 2014년에 시행된 영양집중지원팀 수가 신설로 약사의 참여가 의무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의료진의 요청에 대한 정보 제공 업무도 모든 병원에서 시행 중에 있는데 조제 업무가 대부분이었던 과거 국내 병원 약사들의 직능이 환자 중심의 임상 업무로 점차 확대되면서 회진과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의료진 교육도 하는 등 조제 이외에도 의료진과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차트를 확인해 약물 투여기록을 검토하거나 약물 요법의 적절성을 평가해 약물관련 문제를 확인하고 중재하는 업무도 50% 넘는 병원에서 시행 중으로, 처방 단계에서부터 약사의 중재가 시작되고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한 역할이 증대되고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에 대한 약사 역할에 대해 각국의 문헌을 고찰한 연구에서 미국은 1980년대에 이미 약물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의료진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임상 약사로써 역할을 하고 있었고, 모든 신생아 병동에 전문 약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영국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약 오류를 줄이기 위해 약료서비스가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처방 감사는 물론 직접 처방을 해서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오류를 줄이기도 했다.  

호주와 폴란드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임상 약사의 역할에 대해 연구한 문헌에서 호주는 회진 및 처방검토, 약물혈중농도모니터링 등과 같은 대부분의 임상업무를 90% 가까이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었지만 폴란드는 정맹영양지원과 약물이상반응 모니터링 등 일부 약료서비스를 제외하고는 30%의 시행률을 보였다.

반면 국내의 경우 주요 임상 업무들이 50%가 넘게 시행되고 있지만 일부 약료서비스는 시행 중인 병원이 20%를 넘지 못했다. 그 중 남아프리카, 아일랜드, 호주 등에서도 시행되는 보호자 상담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6.1%의 병원에서 수행되고 있어 환자의 퇴원 이후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서도 확대 시행될 필요가 있었다.  

각 병원마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업무를 조사한 항목에서는 가장 많은 답변이 전산프로그램 개발이었는데 다양한 업무를 위해 많은 병원에서 전산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지만 아직도 병원마다 차이가 존재하고 필요한 약료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서 오류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한 병원의 약사들이 자체적으로 소아약물처방스크린 프로그램을 개발해 개별 신생아의 연령과 체중에 따른 용량 범위를 벗어나는 처방에 대해 위험메시지 발생과 함께 약사의 모니터링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투약오류를 예방하고 투약오류의 결과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사례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대부분의 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 담당 약사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아 표준화된 약료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신생아 약용량에 대한 임상의사결정지원 시스템, 주사제 혼합조제 처방 점검, 약물관련 문제 발생 예측, 다학제적 의사소통 프로그램 등 약료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전산 프로그램의 구축과 보급이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생아중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 앞으로 약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적정 약사인력확보와 수가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문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는 아직 신생아 약료서비스에 대한 수가가 정맥영양 모니터링 업무와 관련된 것만 해당돼 추후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많은 병원으로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약사 인력이 일정 수준 확보돼야 하고 업무와 관련된 수가 확보를 위해서는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에서 신생아중환자실 관련 업무 소요시간이 1~3시간인 병원이 많고,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약사가 없어도 약제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하려 노력하는 병원들이 많았다"며 "추후 약사 인력이 확보되거나 약료서비스에 대한 수가가 확보되면 병원간의 편차가 줄어들고 신생아중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 83개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과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는 1개의 병원을 추가해 총 84개의 병원이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는 신생아중환자실 약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약사 또는 담당 약사가 없는 병원에서는 관련 업무를 하는 약사로 했으며 병원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각 병원 당 1개의 설문 답변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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