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까지 했건만"...에스오메프라졸, 파모티딘 가격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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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까지 했건만"...에스오메프라졸, 파모티딘 가격받은 사연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3.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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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련 규정따라 약평위 의견 듣고 결정
함량 산식 아닌 임상 대조약 상한금액 선택

20mg 가중평균가, 에스오메 745원 vs 파모 159원

대원제약의 소화성궤양용제인 에스오메프라졸 제제 에스코텐정이 4월부터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돼 급여 출시될 전망이다. 기존 에스오메프라졸 제제보다 낮은 11.15mg 함량 제품이다. 그래서일까. 상한금액이 189원으로 낮다. 그런데 이 가격은 함량산식을 고려한다고 해도 너무 싸 보인다. 더구나 대원제약 측은 제네릭인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까지 실시했다. 대체 어찌된 사연일까.

현황부터 보자. 에스오메프라졸 정제는 현재 20mg과 40mg이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돼 있는데 상한금액은 20mg 339~764원, 40mg 563~1078원으로 형성돼 있다. 2021년 연 가중평균가는 20mg 745원, 40mg 1050원으로 최고가에 근접한다.

대원제약도 이미 에스원엠프정이라는 품명으로 등재된 에스오메프라졸 제제 2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상한금액은 20mg 764원, 40mg 1078원이다. 현행 고시는 함량만 다른 동일제제 자사 제품이 등재돼 있는 경우 신청 제품과 가장 근접한 함량 제품기준으로 상한금액을 정하도록 돼 있다. 에스코텐정의 경우 함량이 11.15mg이어서 함량산식을 적용하면 가장 근접한 함량인 20mg 가격(764원)의 약 70% 수준인 500원대로 상한금액 산정이 가능하다. 대원제약은 제네릭임에도 불구하고 에스코텐정을 개발하면서 임상시험까지 실시했다. 그런데 189원이라니. 

이유는 명확했다. 대원제약은 에스오메프라졸 제제이지만 저함량인 에스코텐정을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에 쓰는 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위식도 역류질환, 헬리코박터필로리 박멸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 투여와 관련된 상부 위장관 증상 치료의 단기요법 등'에 투여하는 기존 에스오메프로졸 제제와 성분은 같지만 적응증이 동일하지 않은 '다른 약'인 것이다.

더구나 임상시험도 파모티딘 20mg을 대조약으로 삼아서 실시했다. 파모티딘 약제 허가사항에는 '급성위염, 만성위염의 급성악화기의 위점막 병변(미란, 출혈, 발적, 부종)의 개선'이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에스오메프라졸 저함량을 파모티딘처럼 쓰도록 허가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복지부는 애매한 에스코텐정 사례를 정리하기 위해 '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및 정책, 약제비용 관리, 기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상한금액을 산정한다'는 규정을 활용해 의견을 물었다.이에 대해 약평위는 "신청품의 허가상 적응증이 동일 성분의 타함량 약제와 상이한 점, 신청품목은 3상 임상시험 시 위염 적응증을 가진 '파모티딘(H2 수용체 계열)'을 대조약으로 해 투여 2주 시점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한 점, PPI 계열과 비교임상시험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당시 비교대상 약제(파모티딘 20mg)의 기등재된 동일제제 상한금액 중 최고가를 부여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성분 약제보다 턱없이 싼 189원이라는 상한가는 이렇게 나온 것이다. 실제 현재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 파모티딘 정제 20mg의 최고가는 189원이고, 작년 1년 가중평균가는 159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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