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최대지불의사가격' 평균 4829만원...350억원 언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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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최대지불의사가격' 평균 4829만원...350억원 언급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8.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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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성질환연, '고가 혁신신약 급여 인식조사' 결과 발표
국민 75% 이상 "고가 혁신신약도 급여 적용해야"
건보 아닌 별도 재정지원 동의율도 80% 육박

강선우 의원 후원...갤럽, 국민 1018명 대상 실시

우리 국민은 항암제 약값을 전액 자신이 부담한다고 가정할 때 치료비로 최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을까? 이른바 암 치료에 대한 '최대지불의사가격'을 국민들에게 물었더니 평균 4829만원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지불의사를 가진 응답자는 350억원을 거론하기도 하는 등 응답자들 간 편차는 매우 컸다.

희귀질환치료제의 '최대지불의사가격' 평균은 1352만원이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갤럽을 통해 전국 일반국민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가 혁신신약 급여 인식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서울강서갑) 의원의 후원으로 실시될 수 있었다.

연합회는 "우리와 강선우 의원은 지난 5월 '희귀유전질환 혁신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한 제도개선에 앞서 혁신 신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에 고가의 혁신 신약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확인하고 올바른 정책적 방향성을 도출하기 위해 이번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단 1회 치료로 중증 희귀질환 및 암 환자의 완치와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들이 잇따라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앞으로 이러한 혁신 신약의 상용화는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신약의 가격이 수 억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까지 이르러 국민건강보험 보험 급여 적용과 관련한 형평성 논란과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고 했다.

연합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 국민들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어도 고가 혁신 신약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추가적인 보험료 부담이나 경증 질환 보장 축소 등의 조치에도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헸다.

다음은 연합회가 정리한 인식조사 결과 내용이다.

특정 질환의 소수 환자를 치료하는 고가 혁신 신약에 대한 보장이 국민건강보험의 형평성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52.6%로,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2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최근 허가 받은 혁신 신약의 국민건강보험 적용에는 75.2%의 응답자가 동의한다고 밝혀, 이를 반대하는 6.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지키며 혁신 신약의 보험 보장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도 대체적으로 동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고가 신약의 보험 보장을 위해 본인이 납부하는 건강 보험료가 소폭 상승해도 괜찮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5.7%가 찬성해 이를 반대하는 비율인 19%보다 약 3배 가량 높았다. 

치료비 부담이 적은 경증 질환이나 의료적 처치에 대한 보장 수준을 일부 축소하고 혁신 신약에 급여를 적용을 하는 것에 공감한 비율은 42.2%로, 다른 문항에 비해 동의 비율은 낮았지만 반대 비율인 32%보다는 우위였다.

최근에 개발돼 아직 10년 이상 장기적인 유효성 및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혁신 신약이더라도 급여를 해줘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51.1%로 반대 비율인 17.7%보다 3배 가량 높았다. 

형평성 문제의 해소 측면에서 복권기금이나 건강증진기금 등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별도의 재원으로 중증 희귀질환 및 암환자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응답자 대다수인 79.6%가 동의했다.

우리나라의 보건 복지 정책이 고가지만 혁신적인 기전과 치료효과를 보이는 신약의 보장성과 접근성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비율도 72.8%에 달했다.

설문에는 암과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최대지불의사가격'에 대한 문항도 포함돼 있었다.

먼저 암 치료의 경우 항암제 약값 전액을 자부담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지불의사가격'이 '100~5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10~50만원 미만' 22.4%, '1000만~5000만원 미만' 14% 등의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최대지불의사가격 평균은 4829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지불의사를 가진 응답자는 350억원까지 지불할 수 있다고 했다.

희귀질환도 비슷했다. '100~5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33.3%로 가장 높았고, '10~50만원 미만' 23.4%, '1000만~5000만원' 13.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최대지불의사가격 평균은 1352만원, 가장 높은 지불의사를 가진 응답자는 25억원이었다. 

연합회 이태영 회장은 "최근에 상용화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등 혁신 신약은 대부분의 중증 희귀질환이나 중증 희귀암 치료제로서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들에겐 유일한 삶의 희망과 같으며 이들은 소수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 치료제들의 건강보험 보장 만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 혁신 신약에 대한 보장성 강화에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는 것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만큼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바탕으로 고가의 약들을 우리 보건의료시스템에 신속히 편입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우리 연합회 또한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이번 조사의 상세 문항과 결과가 담긴 보고서는 연합회 홈페이지(https://www.kord.or.kr)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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