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장기이식 대기기간...안구이식 8년 1개월 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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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장기이식 대기기간...안구이식 8년 1개월 최장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0.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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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건수 감소·등록자 기증취소 등 증가 영향
5년간 불법장기매매 사이트 적발건수 1천건 넘어

해마다 장기‧조직 기증 건수는 감소하는데 반해 기증등록을 희망했다가 취소하는 건수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기이식 평균 대기시간은 최근 5년 사이 1년 넘게 들어났다. 

이런 가운데 불법 장기매매 사이트 적발 건수는 최근 6년간 1천건이 넘었다. 이에 대해 국회는 생명나눔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불법 장기매매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4일 질병관리청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장기기증과 조직기증 건수는 2016년 941건, 2017년 688건, 2018년 22건, 2019년 620건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2016년 3만286명에서 올해 6월 4만1262명으로 1만명 넘게 늘어났으며, 그 중 신장 이식 대기자가 2만5614명으로 60%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장기이식 대기자들의 평균 대기기간도 2016년 약 4년 3개월(1551일)에서 올해 6월 5년 4개월(1952일)로 4년 사이 1년 넘게 늘어났다. 그 중 안구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기기간이 8년 1개월(2939일)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봐도 장기 기증자 숫자는 턱없이 적었다. 장기기증이 활성화되어 있는 스페인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보다 5배 가까이 되는 인원이 뇌사 기증했는데, 인구 100만 명당 뇌사기증자 수를 나타내는 뇌사기증률이 6배 가량 높았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독일도 우리나라에 비해 뇌사기증률이 많게는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에서 장기기증이 가능한 사람 중 실제 장기기증에 동의한 사람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장기기증 동의율은 2016년 52.71%에서 2017년 42.88%, 2018년 36.54%, 2019년 33%로 매년 줄었다. 또 조직기증 동의율은 최근 3년간 10%대에 머물렀다.

반면 기증희망등록을 했다가 기증을 취소한 사람은 점점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증 취소 건수는 2015년 1181건에서 2019년 5124건으로 4배 넘게 증가했고, 최근 5년간 그 숫자를 모두 더하면 1만7275건에 달했다. 사유는 기타를 빼고 '본인변심'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마다 장기기증 건수는 감소하고 기증을 취소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불법 장기매매가 여전히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도 지하철, 터미널 화장실에서 불법 장기매매 부착물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SNS와 온라인 상에서도 불법 장기매매 관련 게시글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불법 장기매매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6년간 불법 장기매매 사이트 적발 건수는 총 1333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도의 경우 한 해에만 564건이 적발됐다.

최 의원은 "장기이식 건수가 감소하고 이식대기자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증취소 사례가 늘어나고 불법 장기매매가 여전히 만연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생명나눔의 가치 등에 대한 대국민 관심을 유도하고 기증희망등록이 실제 기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증희망등록자 관리 및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장기매매와 관련해서는 적발된 건수보다 실제로 더 많은 불법 장기매매가 어두운 곳에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장기매매의 경우 장기매매를 빙자한 사기,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적발 시 엄중한 조치를 통해 장기매매가 우리 사회에서 근절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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