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aHUS 환자, 권익위에 민원서 제출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치료제 사전심의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환자단체와 환자의 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
28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aHUS 환자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급성 희귀질환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전승인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민원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급성 희귀질환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은 48시간 이내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신장기능 상실을 통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질환"이라면서 "그럼에도 국내 사전승인제도는 이러한 질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14일(366시간)의 심의기간을 요구하고 있어,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환자들의 권익을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민원서에서 ▲사전승인 대상에서 에쿨리주맙(품명 솔리리스주)를 제외할 것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투여할 경우 일반 심사 대상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또 권익위에 대해 환자 생존권을 침해하는 현 제도를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 권익을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진단받았지만 사전승인제도를 통과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성인 환자는 총 39명이었다. 이 중 82% 환자는 5년 이내 말기 신부전증으로 인해 사망했다.
이와함께 소아 환자군(25명)에서는 20%가 5년 이내 사망했으나,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 중에는 사망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연합회 관계자는 "해외 국가들은 해당 질환의 특성을 반영하여 사전승인제도에서 제외하거나 심의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등의 방안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심의 서류 제출 이후 약제를 투여할 경우 환자가 지출한 치료비를 사후에 환급해주는 제도를 통해 환자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경우, 해당 질환에 대한 승인률은 10% 이하로 매우 낮기 때문에 3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환자가 먼저 부담하고 환급 가능성을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48시간 내 치료를 놓치면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에게 14일의 심의 기간은 사실상 사망 선고와 다름없다”며 “정부가 현재 환급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에 대한 승인률이 10% 이하로 매우 낮은 상황에서 환자가 3천 만원 이상의 비용을 선부담하고, 추후 환급을 보장할 수 없는 제도로 회피하는 것은 행정 편의만 고려한 무책임한 방침”이라고 비판했다.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 X씨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촉각을 다투는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면서 “치료제를 쓰면 살 수 있는데도, 정부는 질환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인 심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자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인 만큼, 환자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꼭 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혈전과 염증이 몸 전체에 있는 작은 혈관에 손상을 입히는 혈전미세혈관병이 주요 증상으로, 환자의 약 79%가 발병 후 3년 내 사망하거나 투석이 필요하며 영구적인 신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중증 희귀질환이다.
특히, 신장·심장·뇌 등 주요 기관이 손상되거나 급성신부전·심부전·뇌졸중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급성일 경우 빠르면 2일 내로 몸속 장기, 특히 신장 벽이 찢겨 사망할 수 있다.
국내에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치료에 에쿨리주맙(품명: 솔리리스)이 2016년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을 사용한 88% 환자에서 치료 2년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고, 조기에 치료를 시행할수록 신장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