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약가 참조 공장도출하가 적용 방식 합의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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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약가 참조 공장도출하가 적용 방식 합의 쉽지 않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06.20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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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제약, 워킹그룹서 결론 못내고 재논의키로
협의기간 7월 시한 넘기고 8월까지 순연될 듯

외국약가 참조산식의 중요한 요소인 '공장도 출하율' 개선 방식을 놓고 보험당국과 제약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음 회의에서 관련 정보와 자료를 보완해 더 논의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7월 시한인 워킹그룹 협의기간도 자연스럽게 8월까지 순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7일 외국약가 조정평균 관련 워킹그룹 3차 회의를 열고 공장도 출하율 등 참조산식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참조산식 중 '환율' 적용방식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현재는 '접수전월 매매기준율 최종고시 평균환율'을 적용하는데, 이걸 접수월 이전 '3년평균'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환율 기준 변경논의는 비교적 이견없이 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장도 출하율' 변경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잘알려진 것처럼 현재 A7조정가는 '공장도 출하율'을 이용해 '공장도 출하가'로 환산하고, 여기에 국내 유통거래폭과 부가가치세를 합해 산출하도록 돼 있다. '공장도 출하율'은 일본(82%)과 별도 산식이 있는 독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은 65%가 일괄 적용된다. 유통거래폭(도매마진)은 고가약 8.69%, 저가약 10.41%다.

이와 관련 심사평가원 의뢰로 지난 2019년 '외국 약가 참조기준 개선방안' 연구를 수행한 가천대 장선미 교수팀은 "외국약가 참조식은 각국의 공장도 출하율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 약가의 공장도 출하율이 어느정도 되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실제 도매마진(유통거래폭)도 알 수 없다"며, 현 산식의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다행인 건 연구당시 기준으로 최근 들어 '공장도 출하가' 확인이 가능한 국가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장 교수팀은 참조산식 중 '공장도 출하율' 대신 '국가별 공장도 출하가'를 적용하는 방안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출처: 장선미 교수팀 연구보고서)
(출처: 장선미 교수팀 연구보고서)

장 교수팀은 "외국약가 참조제도의 불완전성,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가의 가장 기초단위인 공장도 출하가(ex-factory price)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 국내 생산 신약이나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유통되는 신약은 우리나라의 유통 관련 사항 제도, 세금 규정을 적용하게 되므로 가능하면 도매마진과 세금 등은 우리나라 기준을 따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도 출하가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호주)는 공장도 출하가를 그대로 적용하고, 확인이 불가능한 국가(영국, 대만, 일본)는 확인 가능한 약가에서 해당 국가의 도매마진, 약국마진, 세금 등을 제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워킹그룹 회의에서 제약단체 관계자들은 '유통마진' 확인이 안되는 영국과 일본에 '공장도 출하가'를 적용하는 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합리성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이견을 제기했다.

한 참석자는 "영국과 일본은 기본적인 정보가 확인 안돼서 공장도 출하가로 기준을 전환시키는 게 사실상 불가하다. 이걸 뻔히 알면서 참조식을 바꾼다는 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귀띔했다.

워킹그룹 주재자이면서 갈 길이 바쁜 심사평가원 측은 그래도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해 보자고 했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4차 회의를 7월 중 열어 자료 등을 추가 보완한 뒤 재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당초 7월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워킹그룹 시한은 자연스럽게 8월로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7월 둘째주쯤 열릴 4차 회의에서 결론이 날 지 장담할 수 없는데다가 참조국가 수 확대 등 추가 협의해야 할 사안들이 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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