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통과 위해 원개발사 설득도
JW중외제약의 고용량 정맥철분제 페린젝트주(카르복시말토오스수산화제이철착염)가 3수만에 급여 첫 관문을 넘어섰다. 2010년 6월14일 시판허가를 받은 지 10년 4개월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경구용 철분제제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복용이 불가능한 철 결핍환자 치료제인 페린젝트주에 대해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급여 적정성이 있는 것으로 심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페린젝트주는 이번에 저용량 정맥철분제를 대체약제로 한 경제성평가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입증했다. 두번째 도전이었던 2018년 2월 때도 같은 방식의 자료를 냈었지만 그 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무사히 통과했다. 이는 복합적인 요소가 하모니를 이룬 결과로 보인다.
우선은 수혈을 최소화하려는 진료현장의 흐름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헌혈이 감소하면서 혈액부족 문제가 부각된 것도 호재가 됐다. 또 심사평가원이 하반기에 착수하는 수혈적정성평가 모니터링 지표로 '수술 전 빈혈 교정률'이 반영된 것도 의미가 있었다. 수술 전에 빈혈을 교정하려면 Hb수치를 올려야 하는데 이 때 정맥철분제를 쓸 수 밖에 없다.
수혈을 최소화하는 환자중심의 치료개념인 '환자혈액관리(PBM)'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학회에서 고용량 정맥철분제 급여를 강력히 요청한 건 이런 배경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마디로 고용량 철분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폭넓게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저용량 주사제와 비교한 환자 편익개선이 경제성평가에 일부 반영된 것도 결과를 바꾸게 만든 중요한 요소였다. 약평위는 편의성 개선부분을 엄격히,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는데 페린젝트주가 그 좁은 문을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게 모두 반영된 건 아니었다. 페린젝트주는 수입의약품이어서 원개발사인 스위스 비포사의 목표가격도 무시할 수 없다. 회사 측은 불가피 원개발사를 붙들고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어렵게 급여 첫 관문을 넘어섰지만 난관은 더 남아 있다.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인데, 페린젝트주가 순풍을 계속 타고 원만히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