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20조 흑자인데 입원료 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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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20조 흑자인데 입원료 인상이라니?"
  • 이광열 기자
  • 승인 2015.03.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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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정책 철회 촉구..."명백한 복지후퇴"

"건강보험 재정이 사상최대 흑자를 냈는데, 무상의료는 커녕 도리어 입원료를 올리려 하다니…."

오늘(20일) 오후 2시30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30분 앞둔 심사평가원 앞 마당에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을 치고 정부가 추진 중인 환자 입원료 인상안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 흑자를 보장성 향상에 쓰지 않는 정부와, 이를 방조하는 건정심 위원들을 비판하고 압박하기 위해서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재정 흑자를 방임하고 입원료를 인상하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한다"며 입원료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건보재정이 현재 12조8000억원 누적 흑자로, 국고보조금까지 합해 총 2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소리소문 없이 입원료를 대폭 인상하려 꼼수를 쓰고 있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한 해 건강보험 재정 규모가 44조원에 달하는데 이 것의 절반에 달하는 돈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정부가 입원비를 인상하려 한다"며 "건정심은 국민의 입장에서 당연히 반대해야 함에도 소속 위원 1~2명을 제외하곤 모두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적 근거와 장기입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도 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입원료를 올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4인실 급여확대 이후 본인부담금을 30%로 한차례 올려놓고 정책적 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이 단순히 '도덕적 해이'만을 이유로 입원료를 올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과거 5년 간 건보공단의 보험료 수입 증가율이 10% 수준이고, 그 기여를 국민이 했다면 사상최대 흑자치를 보장성 향상으로 다시 국민에 돌려줘야 함에도 되려 입원료를 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민이 재정 흑자에 기여한만큼 차라리 건보료를 깎던지, 환급하라"며 "공급자 행태를 바로잡지 못한채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이번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정부의 입원료 인상 시도는 명백한 '서민 쥐어짜기'이자 명백한 복지 후퇴"라며 "건정심은 행정독재 들러리 역할을 중단하고 국민 요구에 따라 의료복지 축소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입원료 인상) 공론화를 피하며 국민 여론을 왜곡하려 하지 말고 즉각 입법을 철회하라"며 "흑자를 국민 의료비 인하에 쓰지 않으면 국민들의 분노가 정권퇴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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