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중독, 3분의 2 차지…자살 목적·의도적 오용 順
진료비 연간 582억 육박…사회경제적 부담 증가
심각한 중독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가 지난 한 해 동안 776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치료하는 데 드는 진료비는 2022년 기준 582억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독된 환자들의 절반 가량(50.8%)이 치료하던 약물에 의해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 중 10대의 발생 비중이 가장 높아 의약품 안전한 사용 교육과 중독 발생 시 대처에 대한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전국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 중독 심층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7,766명의 중독환자 중 여성이 전체 과반을 넘어선 55.4%를, 남성이 44.6%를 나타냈다.
중독 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18.0%), 50대(14.5%), 40대(13.6%)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중독 원인 물질은 치료약물(50.8%), 가스류(13.6%), 자연독성물질(12.4%), 인공독성물질(12.2%), 농약류(10.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경우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10대가 중독되는 약물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175건)가 20.6%, 벤조디아제핀계(166건)가 19.6%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10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에서는 화장품, 락스 등 생활화학제품을 포함한 인공독성물질 중독이 31.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이 29.9%(350건)로 전체 농약류 중독(779건)의 44.9%를 차지했다.
중독 이유에 따라 중독 원인 물질의 분포도 차이를 보였다. 세부 물질별로 살펴보면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22.4%), 졸피뎀(치료약물, 12.3%), 일산화탄소(가스류, 10.2%) 순으로 나타났다.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가 25.2%, 벌 12.7%,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 5.5% 순을 보였다.
중증 중독질환자 전체 환자의 절반 차지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자 7,766명 중 49.5%에 해당하는 3,843명은 중증 중독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환자의 연령은 평균 51세로 나타났고, 중증 중독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일산화탄소(가스류), 졸피뎀(치료약물), 글라이포세이트(농약류) 순을 나타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독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 수는 조사대상 중 1.6%에 해당하는 122명이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세 이상(63.9%), 60대(14.8%), 50대와 40대(각각 5.7%)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71.3%로 여성(28.7%)보다 많았다. 사망환자의 중독물질은 농약류(66.4%)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은 "1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 발생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면서 "특히 여성 비율과 의도적 중독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아 청소년 대상 치료약물의 안전한 사용 및 중독 발생 시 대처 요령 등에 대한 교육·홍보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