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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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성명서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3.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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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로 촉발된 전공의 사직 사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대한민국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가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현실에서도 여러 의료진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은 공공의료에 매진하는 한편으로 한계에 이르러 지속되기 어려운 의료 시스템을 여러 차례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변화가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 제시한 의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의료 정책 개혁안은 공공의료에 힘써온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을 포함하여 현직에서 일하는 많은 의료진들을 낙담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전공의들이 먼저 좌절을 이기지 못하고 사직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협의회에서는 현사태에 대해 다음을 성명합니다.

정부는 의사들이 환자를 버리고 떠난다며 연일 호도하지만,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정책에 의료계가 반대할 것임을 정책 발표 전에 알고 있었으며, 적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 시스템을 한순간에 마비시켜 국민 건강을 위협하게 된 현 사태의 주동자는 명백히 정부이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발표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불통하는 정부에 무력감을 느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잃어버린 전공의들이 사직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들의 스승이자 동료로서, 또 의학의 길을 그들보다 앞서 걸어왔던 사람으로서 그들의 미래가 밝을 수 있게 힘써왔으며 앞으로도 힘쓸 것을 다짐합니다. 이에 현 사태에서 그들의 편에 서서 전공의들을 굳건히 지지함을 선언합니다.

현재의 의료는 분명, 개선되어야 할 곳이 많고 지속가능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부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망가지는 속도만 가속화될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직을 불사하면서까지 좌절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고 더 이상 대한민국의 의료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대화에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나 혹여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저희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 역시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고 환자걱정만 해도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뿐입니다. 

정부는 의사들을 척결의 대상이 아닌 의료개혁의 동반자로서 존중하며,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에게 한국 의료의 희망을 보여주십시오.

2024년 3월 15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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