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주총시즌 개막…한미약품과 유한양행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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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주총시즌 개막…한미약품과 유한양행에 쏠린 눈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3.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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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추진 모녀·'반대' 장차남 갈등 한미약품그룹 표대결
유한양행, 사라진 회장직 신설 두고 회사·직원 갈등 
유일링 유한재단 이사, 주총 참석해 유일한 회장 유지 강조 예정

매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보이며 주주총회 개막을 알렸던 제약업계의 '주총시즌'이 올해에는 두 전통 제약사의 경영권 이슈로 서막을 열게 됐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한미약품그룹은 각각 회장직 신설과 기업 간 합병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종기업간 합병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한미약품그룹은 통합을 추진하는 모녀와 이를 반대하는 장남과 차남의 갈등이 불거지며 결국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통해 결론을 맺게 됐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월 12일 에너지기업인 OCI와 통합을 밝히고 각자대표를 통한 공동 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과 임성기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선택한 결론이었다. 

이에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즉각 반발에 나서며 차남인 인종훈 사장과 가처분 신청을 내며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 분쟁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장차남의 반발에 송명숙 회장은 이례적으로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임성기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과 R&D 중심 기업으로 서는 최선의 방안으로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 사장이 10.56%, 송 회장이 11.52%를 보유하고 있다. 반대 입장을 펴고 있는 임종윤 사장은 9.91%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와 우호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주주까지 포함하면 31. 99%에 달한다. 

이들의 갈등은 14일에는 주주총회 장소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한미약품그룹이 그동안 서울 송파에 위치한 한미타워에서 열리던 주주총회 장소를 경기 팔탄 인근 호텔로 정한데 대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의를 제기한 것. 

임 사장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2003년 이후 줄곧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며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법인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에서 개최하는지 저의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룹은 "이번 주총은 표 대결이 예정돼 있으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법무 등 다각적 검토를 거친 결과 충분한 인원 수용과 편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 총회에서 합병 여부가 갈리게 됐다.

사라진 회장직 신설에 한국에 온 창업주 손녀딸 

유한양행은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와 그와 함께 유한양행을 일군 연만희 고문이 역임했던 회장직을 28년 만의 부활시키는 안건을 두고 사측과 창업주 가족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1996년 사라졌던 회장과 부회장 직제 신설 안건을 다루는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최근 입국했다. 

유 이사는 최근 언론에 제공한 입장 발표를 통해 “유한양행이 할아버지의 창립 원칙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좋은 기업 지배 구조의 빛나는 예시였던 회사가 직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한양행은 유일링 이사가 지적한 직제 개편에 대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나가기 위한 직급 유연화로 특정 인물을 선임할 계획이 전혀 없고, 주총에서도 직제만 개편할 뿐 회장 선임은 예정되어 있지 않아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공석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유일링 이사는 "공석으로 남길 자리를 왜 만드냐. 회장직 신설은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던 할아버지 유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한양행 직원들도 직제 개편에 반발하고 있다. 회사 방침에 반대하는 직원 300여명은 유한양행 본사 앞 트럭시위를 진행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유일링 이사 유한재단 이사직 재선임과 회장, 부회장 직제 부활에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유일링 이사는 2022년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과 조욱재 유한양행 대표가 이사에 오르며 재선임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공익 재단인 유한재단이 최대 주주로 15.77%를 보유하고 있다. 유한학원과 국민연금이 각각 7.75%, 9.67%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가 46.92%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정관 개정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이정희 현 이사회 의장이 회장직에 앉기 위해 직제를 신설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은 14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유한양행 회장이 생긴다고 해도 이 자리에 오를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공식, 비공식적으로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회장을 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한양행은 15일 유한양행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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