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과 한독, 두 제약사의 다른 듯 같은 행보  
상태바
광동과 한독, 두 제약사의 다른 듯 같은 행보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2.14 0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독, '희귀질환' 명가로 부상 위해 스웨덴 소비와 합작법인 설립 
광동, 다수 도입 제품 섭렵에 열중…연구투자에는 '소홀' 지적도

국내 전통제약사인 한독과 광동제약이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두 회사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다수의 도입 품목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국내 연구 투자 비중은 국내제약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어 연구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동제약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연구개발(R&D) 비용은 130억 원 수준으로 매출액의 1.6% 규모다. 한독의 연구투자 비중은 2022년 200억원대 머물며 전체 매출액의 4%를 보이고 있다. 

국내 상위제약기업인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매출 대비 R&D 투자비는 1500억원을 넘어서며 매출액의 10%를 넘기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두 회사의 행보는 도입 품목을 다루는 성향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한독은 시장에서 가능성 있는 품목을 다수 보유한 기업과 공동 출자해 합자 회사를 설립하는 형식을 취한다면, 광동제약은 국내 도입되지 않거나, 대체 수요가 높은 제품을 위주로 영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독, 소비와 손잡고 합자회사 설립 나서

한독은 지난 13일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 특화된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소비(Swedish Orphan Biovitrum, Sobi)와 희귀질환 비즈니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 계획을 알렸다. 

한독의 합자 회사 설립은 소비가 3번째다. 앞서 한독은 1964년 독일 훽스트와의 합작을 시작으로 합작 파트너가 아벤티스, 사노피로 바뀌는 48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다 지난 2012년 관계를 청산했다. 이후 2013년 이스라엘 테바와 합작회사 ‘한독테바’ 설립한 바 있으며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을 인수와 함께 바이오 벤처 제넥신 지분 투자 등 굵직굵직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사노피의 합작회사의 결실은 청사진 만큼의 결과물을 보이진 못했다. 사노피와 결별 이후인 2013년 이스라엘 제네릭 전문 제약기업 테바와 공동 출자를 통해 조인트 벤처 형식의 한독테바를 설립했지만 당초 목표인 설립 후 5년 내 1000억 매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022년 기준 한독테바의 매출 규모는 3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독의 성장은 합자회사와 궤를 같이 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춤 품목을 다수 보유한 중소기업과 협력해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번 소비와 합자회사 설립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알렉시온 인수가 주요했다. 한독이 판매를 담당했던 알렉시온의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솔리리스, 울토미리스의 판권이 아스트라제네카로 넘어가면서 한독은 지난해 1월로 판매 권한이 종료했다. 

이후 희귀질환 사업 분야 강화를 위해 다수의제약기업과 접촉하며 판권 확보에 나섰던 한독은 결과적으로 소비와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결과물을 내며 지속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다. 

한독은 소비와 협력을 통해 국내 선보이는 제품으로 엠파벨리와 도프텔렛의 국내 허가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엠파벨리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성인 환자의 치료를 위한 최초의 C3 단백질 표적 치료제로 솔리리스의 경쟁 약물이다. 도프텔렛은 면역 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로 국내에선 노바티스의 레볼레이드가 경쟁 약물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 한독의 대표적 도입 품목은 파브리병치료제 갈라폴드, 중증 간정맥폐쇄병 치료제 데피텔리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빅시오스, 간내 담관암 치료제 페마자이레,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민주비 등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글로벌 면역학 기업 아르젠엑스의 전신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비브가르트를 도입해 허가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앞서 한독은 프랑스제약사 사노피와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를 구축,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을 석권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사노피와 결별 수순을 밟았던 한독은 이번 소비와 합자회사 설립으로 두번 째 합자회사 설립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광동제약, 백신·희귀질환 치료제 도입에 집중 

음료와 건강식품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광동제약은 지난해 다수의 도입품목 계약을 체결하며 외형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MSD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ㆍ가다실9'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탈리아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제약사 키에시와 희귀의약품 3개 품목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ㆍ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 의약품은 레베르 시신경병증에 적응증을 가진 '락손'과 파브리병 치료제인 '엘파브리오',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인 '람제데' 등 3종이다.

지난해에는 홍콩 제약사 자오커로부터 소아근시 신약후보물질 'NVK002'를 독점 도입하는 계약을 맺은 뒤 올해는 노안 치료제 후보물질 ‘브리모콜’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브리모콜은 미국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2025년 미국 FDA 품목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광동제약이 연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비만 합성신약인 'KD-101'과 도입 품목인 여성 성욕저하치료제 비아리시 2개 품목이다. KD-101은 2020년 임상 2상이 종료됐지만 후기 임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고, 비아리시는 현재 허가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DPP-4 치료제인 테넬리아 이후 한독이 독자적인 이름을 달고 나온 신약은 전무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제넥신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신약 지속형 성장호르몬제(GX-H9)과 다수의 암 녹내장, 당뇨 등 후보물질이 있다. 

이 같은 두 회사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공통점은 직접적인 연구역량 강화를 도외시하고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는 것"이라면서 "제약기업의 사명인 연구투자에 인색하고 빠르고 쉽게 성공이 보장된 주요 제품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기업 운영을 한다는 점에서 제약기업의 본래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