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하는 모더나의 mRNA, 항암과 희귀질환 개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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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하는 모더나의 mRNA, 항암과 희귀질환 개발 '청신호'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9.21 0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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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파이프라인 중 36개 임상시험…RSV 포함 6개 제품 출시 준비 
"mRNA 백신 안전성 확보 위해 면역학적 의미 분석과 추가 연구 진행"
흑색종 3상 시작…프로피온산혈증·당원병1형·메틸말론산증 초기 임상 순항 중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모더나 면역학 연구(Immunology Research) 부문 부사장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모더나 면역학 연구(Immunology Research) 부문 부사장

연구중심의 바이오테크기업이었던 모더나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에도 mRNA의 숨은 강자로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던 다크호스였다. 연구 중심 기업의 특성을 지속하던 모더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전세계를 뒤덮은 뒤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능동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이른 시간 내에 대량으로 백신을 생산하는 저력까지 발휘했다. 

이처럼 모더나가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mRNA 플랫폼'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속도와 유연성에서 압도적인 이 플랫폼으로 모더나는 엔데믹시대를 건너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모더나는 개발의 중심 추를 전염병에서 항암과 희귀질환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면역체계에 대한 정보를 기둥 삼아 현재 47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이중 36개 물질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괄목할 성과를 보인 것은 RSV와 흑색종으로 곧 제품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프로피온산혈증·당원병1형·메틸말론산증 등이 임상 1상을 거쳐 다음 단계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이 같은 결과들은 모더나가 mRNA와 면역학의 상관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한 토대로 만들어졌다. 뉴스더보이스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갈리트 알터(Galit Alter) 모더나 면역학 연구(Immunology Research) 부문 부사장을 만나 모더나의 mRNA 플랫폼의 잠재력과 이를 확장시키기 위한 모더나의 노력을 면역학적인 관점에서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7일 다국적제약사 출입기자모임과 단체 인터뷰로 진행됐다. 다음은 갈리트 알터 부사장과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먼저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모더나에서 면역학 연구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모더나 합류 이전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19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시스템 면역학(Systems Immunology)이다. 이는 백신의 면역 반응 유도와 우리 몸에 있는 다양한 세포 유형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며 이를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링 또는 AI와 같은 컴퓨팅 도구(computational tools)를 이용해 우리 몸이 감염에 대응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백신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 합류 이후, 면역학적인 도구를 이용해 기존 방식과 더불어 최첨단 접근 방식으로의 백신 개발을 시도해 mRNA 백신이 인체 감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역 체계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감염병 외에도 암과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대응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면역학자로서 mRNA와 면역 체계 관련 연구는 모더나가 제공한 흥미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모더나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 지 궁금하다. 또 학계와 기업에서의 연구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모더나에서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면역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여러 연구팀을 하나로 통합 후 mRNA 백신이 어떻게 우리 면역 체계를 프로그래밍하는지 이해하는데 것이다. 두 번째는 백신이 유도하는 면역 반응을 깊이 이해하고 어떠한 첨단 도구를 개발 및 전략적으로 적용을 할 수 있는지 대한 고민을 통해 연구자들의 이해를 한 단계 올리기 위한 시도를 했다. 백신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다양하지만, 필수적인 도구를 구별하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mRNA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mRNA를 이용한 점막 면역 또는 세포 면역의 강화와 면역 반응 자체에 변화를 주는 등 창의적인 시도를 기반으로 더욱 혁신적인 백신 개발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계와 기업에서의 연구 차이는 분명하다. 학계에서의 연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예로 학계에서는 백신의 여러 가지 구성 물질의 조합과 투여 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반면, 모더나에서는 mRNA 플랫폼에 집중된 연구 전략을 구사해 나아간다. 기업에서 정한 목표를 위해 다양한 연구 수단 및 기술을 총동원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연구와 목표에 치중된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연구자로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mRNA 기술 발전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면서 전 세계 공중보건 향상을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모더나의 합류 계기가 있다면?  

전 세계의 생명과학자와 면역학자들에게 2020년 3월은 커다란 경종을 울린 시기였다. 팬데믹이 창궐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던 학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전 인류적인 위협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연구자들은 그간 개발해 온 다양한 도구와 쌓아온 네트워크, 협업 체계들을 가동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을 만들어 내야 했고 다양한 기업들은 그들이 개발한 후보물질이 면역체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가 근무하던 연구소로 프로파일링을 요청해 왔다. 

분석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문득 "전 세계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왜 직접 참여하지 않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안드레아 카피(Andrea Carfi) 모더나 최고과학책임자(CSO)로부터 모더나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 전 세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해 합류했다. 

기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지만 모더나의 매력 요소 중 하나인 기업 문화도 소개하고 싶다. 모더나의 문화는 타 기업과 차별화되는 매우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모든 모더나 임직원들은 공통으로 과학을 사랑하며, 데이터 중심적인 접근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낀다. 또 혁신 플랫폼을 개발해 전 인류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모더나는 mRNA플랫폼 연구 선도기업이다. mRNA플랫폼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더나의 mRNA 플랫폼 특장점은 첫 번째, 속도와 유연성이다. 플랫폼에 디지털 정보 등의 빠른 적용이 가능하며 이는 백신 개발에도 적용되어 면역 반응이 탄탄하게 나타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두 번째는 mRNA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은 광범위한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여러 백신 기전 대비, mRNA 플랫폼은 더 뛰어난 면역원성을 유발한다. 

mRNA 플랫폼은 앞서 말씀드린 특장점을 이용해 우리 면역 체계가 병원체에 대해 개선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안전성도 mRNA 플랫폼의 특장점 중 하나이다. 간혹 미디어를 통해 mRNA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짧은 기간 안에 수억 회분의 도즈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mRNA 백신이 가져오는 면역원성 및 보호 효과는 보고되는 부작용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다. 믿기 힘들 정도의 탄탄한 안전성과 훌륭한 면역원성 및 효과의 지속성과 더불어 mRNA 플랫폼의 확장성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단 시간에 많은 양의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었다. 

-mRNA에 대한 안전성 불신은 여전한 상태다. 면역학자로서 mRNA의 장기적인 안전성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모더나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여러 활동들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가 성공적인 백신을 개발했다는 사실 외에 안전성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서 생산 및 공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안전성과 백신 효능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모더나의 임상시험팀뿐만 아니라 면역학자들도 안전성 분석을 위해 면밀히 협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면역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플랫폼을 재구성하고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백신 접종에서 나타나는 반응원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나타나며, 주사 부위 통증, 피로감 등 접종 초기 반응을 안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더나의 임상시험팀과 면역학자들은 접종하신 분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 모더나의 새롭게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은 그동안 수집한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와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 및 관찰된 백신 반응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mRNA 항원의 양을 줄였다. 이러한 연구 노력을 바탕으로 향후 상용화될 RSV 백신 등은 주사 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했다. 모더나의 mRNA 플랫폼은 환자 또는 접종자의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mRNA 플랫폼 확장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지 소개 부탁드린다.

모더나는 현재 47개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중 36개는 임상 시험 중에 있다. 후보물질 중 상당한 규모와 잠재력을 가진 시장에 진입할 6개의 주요 백신 제품을 향후 몇 년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후보물질 mRNA-1345 허가를 위해 미국을 포함해 유럽 EMA, 스위스, 호주 등 전 세계에 판매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mRNA 플랫폼을 이용해 설계한 최초의 치료법 중 하나인 개인 맞춤형 신생 항원 치료제(Individualized Neoantigen Therapy, mRNA-4157)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해 흑색종에 대한 임상 3상을 시작하며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다른 유형의 종양으로도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프로피온산혈증 mRNA 치료제 후보물질 mRNA-3927의 임상 1/2상은 용량 확장 임상 단계로 넘어갔다. 모더나는 후보물질에 대한 안전성, 효과성을 평가하고 추후 임상 시험을 위해 권장 용량 여부를 결정하는 용량 확장 임상 단계에 접어들며 mRNA-3927의 고무적인 결과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 전신 세포내 치료제 분야에서는 모더나의 당원병 1형 mRNA 치료제 후보물질 mRNA-3745의 임상 1/2상에서 고무적인 안전성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메틸말론산증 mRNA 치료제 후보물질 mRNA-3705에 대한 임상 1상도 진행되고 있다. 메틸말론산증 치료제 후보물질은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희귀 소아 질환 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RSV백신을 비롯한 호흡기 분야 연구 진척상황은 어떤가? 

호흡기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질병 부담이 높은 질병 중 하나이다. 현재 모더나는 코로나19, 독감, RSV 3 가지 콤비네이션 백신, 코로나19, 독감 2가지 콤비네이션 백신,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human metapneumovirus)와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hPIV, parainfluenza virus) 2가지 콤비네이션 백신, RSV와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2가지 콤비네이션 백신 모두 1상 임상 진행 중에 있다. 

면역학자로서 하나의 백신으로 여러 종류의 질병이 치료될 수 있다는 장점이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들을 하나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생각한다.

-모더나는 인공지능(AI)개발을 포함한 디지털화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적용 케이스와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모더나의 12가지 마인드 셋 중 하나가 ‘가능한 모든 것을 디지털화 한다’이다. 이는 디지털 정보의 힘으로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며, 디지털화·자동화·AI로 지능의 영역을 확장해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일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IBM과 mRNA 연구와 과학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AI와 양자 컴퓨터 등 차세대 기술을 함께 연구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AI는 최상의 백신 항원을 디자인하는 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 백신이 어떻게 인체를 보호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정의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구체적으로 항원 디자인을 위해 모든 항원 서열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연구 대상인 병원체의 전반적인 글로벌 다양성을 포착하기 위함으로 해당 데이터로 여러 종류의 전략을 사용해 전체적인 다양성을 통합하는 항원을 디자인하거나 특정 항원의 전반적인 다양성을 최대한 포착하는 서열을 선택한다. 코로나19와 같이 병원체가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경우,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학습하여 차세대 백신 디자인을 지원한다. 

면역 반응과 관련해서는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수십억 개의 개별 세포 또는 항체를 조사해 모든 개별 샘플에 대한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심층 면역학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며, 이 데이터를 사용해 다양한 면역화 절차나 특정 임상 결과와 연계된 면역학적 서명 또는 경로를 정의한다. 모더나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mRNA와 지질나노입자를 평가한 후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포착하고 이러한 디지털 도구를 적용하여 미래의 병원체에 대한 최대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최고 수준의(Best-in-class) 디자인을 예측하고 사용할 예정이다. 
  
-모더나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나 면역학 연구 측면에서 그려왔던 청사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세상을 상상해 보길 바란다. 점막에서 선택적으로 면역을 유도하거나 특정 T세포를 활용하거나, B세포를 특정 과정에서 발생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이러한 접근 방식을 특정 병원체 별로 취할 수 있음을. 생후에 지속되는 평생 면역을 유발하거나 중장년층에 어느 연령이든 상관 없이 보호 변역을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세상. 이러한 내용은 우리의 면역학적 노력에 포함된 일부의 노력이다.  
  
면역학 연구의 청사진은 아래의 세 가지 주요한 도전 과제로 명확하다. 첫 번째 우선순위는 우리의 플랫폼 기술을 이해하고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다. mRNA가 모든 질병과 싸우기 위해 면역 시스템을 프로그래밍하고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두 번째, 백신이 어떻게 질병과 싸우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전염성 질환에 대해 어떻게 설계하고 개선하여 특정 병원체에 대한 보호를 전 세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여러 임상 시험을 통해 최상의 백신 개발을 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mRNA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 세포 하나, 분자 하나의 상호작용을 이해해 궁극적으로 mRNA 의약품에 대한 이해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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