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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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즉각 철회하라"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2.10.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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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자회견 통해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법안 지적

민주노총 강원본부와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발의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강원도에 영리병원 설립을 위한 법안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 중의 민생인 의료를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기자회견문]

 

이 땅에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안 된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즉각 철회하라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9월 13일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외국 의료기관 개설도 포함돼 있는데,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강원도에 병원 치과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등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외국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기관과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기관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이 법안이 강원도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법안임을 알 수 있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영리병원은 압도적인 반대 여론으로 거듭 설립 시도가 좌절돼 왔다. 영리병원 하나가 들어서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이는 그나마 의료 공공성의 보루로 남아 있는 국민건강보험을 파괴할 것이라는 점이 널리 인식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1호 영리병원으로 허가받았다가 허가 취소된 제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한 지난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두 번의 제주도지사 임기를 거치면서 도민과 국민의 민주적 의사를 짓밟고 중국 부동산기업 녹지그룹과 함께 추진한 영리병원이다. 그리고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의료 자본이 외국 자본을 우회해서 국내에 영리병원을 도입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영리병원 도입 시도로 인해 제주도민들의 피같은 세금과 시간, 행정력 등이 낭비됐고, 재판 결과에 따라 제주도는 녹지그룹에 막대한 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대권을 좇아 원희룡이 떠난 자리에 제도민의 공통만 남아 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원희룡 장관의 첫 제주지사 임기에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정무부지사 직책으로 짐작컨대, 녹지국제병원 도입과 관련해 중앙 정부 등과의 정무적 업무에 관련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박정하 의원의 상임위가 원희룡 장관과 밀접한 국토교통위원회인 것도 박 의원이 강원도에 영리병원을 도입하려는 시도와 상당한 관련이 있으리라 유추해 볼 수 있다.

온 국민을 큰 고통에 빠트린 코로나19로부터 채 벗어나기도 전에, 특히나 공공병원이 취약한 강원도에 감염병 대처와 필수의료를 위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법안 제출은커녕 영리병원을 설립 법안을 발의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

보궐 선거로 초선 의원이 된 박정하 의원이 자신의 국회의원 임기 첫 정기국회에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걸 보면, 박정하 의원은 일관된 의료민영화주의자인 것 같다.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과 같은 의료 민영화 악당의 계보를 잇는 새 얼굴이 되고 싶은 것 같다. 박 의원은 의료 민영화 추진으로 강력한 촛불 항쟁에 맞닥뜨렸던 이명박 정부 내내 청와대 관료로 있었고 곧 이어 제주 영리병원을 추진한 원희룡 지사의 정무부지사를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또한 박정하 의원의 법안은 민영화를 주된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적극 부합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이라는 사탕발림 말로 기존 민간병원들에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의 돈을 쏟아부어 민간 중심의 의료체계를 더욱 고착화하려 한다.

아울러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들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하는 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오랜 기간 공공병원에 대한 투자를 줄여 공공의료를 약화시킨 결과 선진국을 자처해온 유럽 정부들이 코로나 대처에 심각하게 실패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신자유주의의 본산 영국의 역대 정부들은 공공병원들에 대한 투자를 줄여 공공병원의 질을 떨어트리고 신뢰를 실추시켜 이를 빌미로 국립보건의료서비스NHS를 민영화하려 했다. 보수당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코로나 대처 실패와 온갖 추문으로 결국 실각했다.

윤석열 정부도 코로나19에 모든 걸 쏟아부어 희생하고 헌신한 지방의료원들의 회복과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 투자를 확대하기는커녕, 코로나19 대처로 지방의료원들이 약화된 틈을 타 이를 핑계로 민간위탁식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성남시, 경북 등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박정하 의원의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이러한 일련의 의료 민영화 정책 묶음 중 하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의료 민영화 추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등 노골적으로 의료 민영화를 추진한 정권에 대한 대중의 저항에는 항상 의료 민영화 의제가 있었고 그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무능하고 부패했던 이명박, 박근혜가 울고 갈 정도로 더 무능한 윤석열 정부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생 중의 민생인 의료를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박정하 의원의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를 즉각 철회시켜라.

2022년 10월 5일

민주노총 강원본부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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