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고장난 '가속승인'...112품목 효과 확인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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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고장난 '가속승인'...112품목 효과 확인 안돼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1.07.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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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J 조사결과, 출시 5년이상 24약물 중 단 6품목만 정식 승인 여부 결정

FDA의 가속승인 경로를 통해 승인된 253개 약물중 112 품목은 임상적 효과에 대한 확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영국의학저널(BMJ)의 분석에 따르면 미FDA 1992년 도입된 가속승인 경로를 통해 승인된 의약품은 지난해 말기준 253품목이다. 이중 112품목에 대해서는 확증임상 등이 이뤄지지 않는 등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112 품목중 24품목은 출시된 지 5년이 넘었으며 이중 일부는 20년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또 가끔은 비싼 가격표가 붙어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까지 28년간 가속승인된 253품목 중 단 16개 약물만이 승인 철회됐다. 대부분은 확증임상에서 효능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돼 철회됐지만 확증시험이 수행되지 않은 경우도 존재했다. 

일예로 1999년에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에 대한 적응증을 받은 쎄레브렉스(세레콕시브)는 효능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철회됐으며 철회시까지 12년 동안 적응증을 유지했다. 

BMJ 분석팀은 앞서 확인된 가속승인 5년 경과 24품목에 대한 시판후 조사 즉 4상 확증임상 시행여부를 살폈다.

4상 임상 진행여부에 대해 해당 제약사에 질의한 결과,  6개 약물은 철회, 승인, 연장 등의 FDA 결정이 이뤄졌다. 나머지 18개 약물 중 단 6품목만이 임상진행 정보에 대해 답했다.

답변한 6품목 중 4품목은 환자 모집이 시작했고 2품목은 임상 디자인에 대해 FDA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임상시험 없이 17년 동안 가속승인상태로  출시가 이뤄지고 있는 품목 등 총 11개 제약사 12품목은 임상시험 진행여부에 대한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BMJ 분석팀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가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가속승인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 현재 악용되어 환자와 납세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분석팀은 여러 전문가의 표현을 빌어 이같은 가속승인제도는 제품을 출시한 회사입장에서 특별한 우려가 없는 한 비용 투자하며 확증시험을 진행할 이유가 없고 FDA도 안전성 문제가 없는 경우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이지 못한 경우에도 승인 철회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속승인에 대한 승인기준이 지나치게 낮고 유효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대리평가변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ICER 스티븐 피어슨 회장은 "FDA의 승인과정에 투명성이 부족하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와 교정을 진행하는 틀(compendium)이 없다." 며 "이로 인해 FDA의 승인과정은 다소 임시방편적이라 느껴지고 일부에게는 합리적인 결정으로 해석되지 않게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BMJ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 어려 우려에도 불구 가속승인을 유용한 경로 환자에 유익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가속승인시 확증임상의 설계와 동의 등을 추가하는 등 FDA가 자체적으로 더 엄격한 규칙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FDA 스스로 제약회사에 대해 더 강경하게 확증임상 등 협상내용을 준수를 촉구하고 미이행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FDA 대변인은 "확증적 연구가 적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며 "우리는 제약사가 임상 데이터의 품질과 결과의 견고성을 보장하며 빠른 시간내 임상을 완료하기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BMJ 분석팀은 가속승인 품목의 이해되지 않은 임상사례를 소개했다.

기립성 저혈압치료제 미도드린 염산염(샤이어의 프로아만틴)은 확증임상 없이 25년간 판매됐다. 이미 제네릭이 출시된 상황에서 확증 임상의 가능성은 없어졌고 2010년 FDA는 해당약물을 퇴출시키겠다고 했으나 환자들의 불만에 직면했다.

화상치료제 마페니드 아세테이드는 23년간 시장에 출시됐다. 제조사 마일란은 승인 16년만인 2014년 4상 임상 연구 보고서를  FDA에 제출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까지 임상 디자인을 수정중이다.
 
베바시주맙에 대한 교모세포종 적응증은 전체생존율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정식승인됐다. FDA무진행 생존기간의 증가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감소에 대한 환자의 의견이 승인 기반이 됐다고 설명한다. 반면 ICER는 "확증임상의 명시된 목표인 전체생존율 개선이 없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결여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로슈는 "확증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 미충족에도 불구 다른 연구를 통해 무진행 생존, 종양수축, 코르티고스테로이드 필요성 감소 등 의미있는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끝으로 아두카누맙 논란을 간략하게 다뤘다.

FDA 자문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속승인을 통해 승인됐다. 또 9년간 확증임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5만 6천달러라는 연간 약제비를 4년간 올리지 않는다고 바이오젠의 약속을 소개했다. 바이오젠은 영국 승인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유럽의약청에 승인신청 중으로 올해 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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