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빈자리 채운 파모티닌, 재정절감 기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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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빈자리 채운 파모티닌, 재정절감 기여했지만...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6.2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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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량-약가인하 연동 협상 약제로 줄줄이 소환

위염치료제 라니티딘 제제가 불순물 이슈로 퇴출된 빈공간을 채운 파모티딘 제제들의 상한금액이 줄줄이 인하되게 됐다. 사용량 급등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성장 자체가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파모티딘의 '특이한 상황'이 이번 약가 조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협상명령이 내려질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유형다' 상한금액 조정협상 대상에 파모티딘 제제 일부 품목이 포함돼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파모티딘은 라니티틴 퇴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약제 중 하나다. 흥미로운 건 변화된 시장상황과 건강보험 재정지출 간 상관관계다.

파모티딘 제제는 퇴출된 라니티딘 제제보다 대체로 상환금액이 저렴하다. 이와 달리 PPI제제는 티딘계 약제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따라서 퇴출된 라니티딘 처방 10개의 공간을 파모티딘이 대체했다면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반면 PPI 제제가 대신 공간을 차지하면 지출은 더 늘어난다.

다시 말해 라니티딘의 빈 공간을 채우는 파모티딘의 성장이 건강보험 재정절감과 상관성이 높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용량-약가연동 협상은 보험자와 제약사가 사용량과 약가인하를 연계해 재정위험을 분담하는, 넓은 의미의 위험분담 방식 중 하나다. 때문에 사용량 증가가 재정에 부담을 주지않고 오히려 절감시키는 효과를 발생시켰다면 약가인하를 면해주는 선택을 하는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사용량이 늘어났으니 덮어놓고 사용량-약가연동 협상을 적용해 상한금액을 낮춰야 한다는게 제도 취지에 비춰보면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지침도 보험재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협상참고가격을 보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유형다'의 경우 대체약제를 성분 및 투여경로가 모두 동일한 약제들에서 선정하도록 돼 있어서 라니티딘을 대체하거나 라니티딘이 PPI와 같이 더 비싼 약제로 대체되는 걸 대신한 파모티딘의 재정절감 효과가 상한금액 조정협상에서 충분히 고려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건강보험공단 측은 파모티딘과 같은 사례를 참고가격보정에 충분히 반영해 달라는 제약계 건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건보공단 측이 답변이 '협상약제의 청구액 증가가 보험재정 절감 또는 증가에 미친 영향'을 협상참고가격 보정에 고려하도록 한 관련 지침에 비춰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감안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미 지난해 '유형다' 협상 대상이 돼 상한금액이 조정된 선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약제의 경우 협상참고가격 보정으로 인하율이 일부 감소한 측면이 있었는데, 라니티딘이나 PPI를 대신한 효과보다는 상한금액이 동일제제 가중평균가보다 더 낮은게 인하율 감소에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라니티딘 이슈에 따른 파모티딘 제제 성장의 의미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계 한 관계자는 "파모티딘 사례는 위험분담 측면에서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제도의 본연을 취지와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자연적인 증가분도 분명 존재하고, 재정절감 기여도를 따로 분리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장 자체가 재정절감에 도움을 주는 파모티딘의 효과는 상한금액 조정협상에서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라니티딘 퇴출과 파모티딘의 성장은 통상적인 게 아니다. 더구나 파모티딘은 성장 자체가 재정절감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런 경우를 감안해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건 아니다. 다만 재정절감 기여도를 반영하기 위해 대체약제 범위를 전체 효능군으로 확대해서 협상참고가격 보정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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