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바닥농포증 환자 유OO씨 "임신하고픈 데 미루는 환자 없도록"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손발바닥농포증 치료를 하려면 여성은 임신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다. 환자들이 임신과 출산에 제약을 받지 않게 약제가 비싸더라도 치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12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주최한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결과 발표 토론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손발바닥농포증 환자인 유OO씨는 자신의 치료 과정을 소개하며 여성 환자의 임신과 출산에 질환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의 건강보험 적용과 손발바닥농포증 희귀질환 지정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40대인 나에게 의사는 치료 과정을 설명하면서 가임기가 끝났음에도 태아 기형의 위험이 있다는 주의를 줬다"면서 "실제 치료 과정에서 온 몸에 건조함과 입술 부분의 건조함이 일어났고 각질도 벗겨졌다"며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의 부작용 피해를 설명했다.
유 씨에 따르면 손발바닥 농포치료를 위해 복용한 아시트레틴 부작용으로 온몸의 간지러움과 탈모, 피부가 착색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고 끝내 약물 치료를 중단했다.
그는 "약물 중단한 이후 의사 선생님이 어렵게 생물학적제제 사용을 제안했다"면서 "비급여 약제라 의료보험을 적용해도 과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장기간 일정한 간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환자의 사정을 우려하는 느낌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료실에서 보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대부분 주부였다"면서 "가사일도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는데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면 너무 많은 치료제 비용을 내야 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나는 40대고 직업이 있어 치료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지만 20~30대에 한참 일해야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맞을 수 있는 비용은 아니다"면서 "환우회 카페에서 치료제 비용을 물어보는 환자들이 있는데 금액을 알려주면 그렇게 비싸냐고 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유 씨에 따르면 손발바닥농포증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제제의 1회 투여(8주, 트렘피어) 비용은 보험적용시 80만원, 비보험일 때 160만원 선이다.
그는 "환자들이 높은 치료제 비용 부담을 덜고 더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인정해 달라"면서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적 지원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유씨는 손발바닥농포증 진단 방랑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단순 한포진인 줄 알고 일반 피부과 치료만 받았다"면서 "치료가 되지 않아 다른 피부과로 옮겨 치료를 받다가 결국 상급종합병원에 방문해 손발바닥농포증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진단방랑이 짧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클리닉에서 정확하게 질환을 진단 받지 못해 몇 년간을 유랑한다"면서 "손발바닥농포증을 모르고 방치해 끝없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없도록 정확한 진단과 부작용이 덜한 생물학적제제를 부담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