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제제 치료 중단 이유 역시 "치료비용 부담" 답해
의사 권유에도 "생물학적제제 쓰지 못해" 50% 응답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희귀질환지정·치료제 급여에 노력"
만성 재발성염증성 희귀질환인 손발바닥농포증을 앓고 있는 국내 환자들이 트렘피어(성분 구셀쿠맙)나 스카이리치(성분 리산키주맙) 등 생물학적제제가 있음에도 치료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국내 71명의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생물학적제제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 18명 중 50%인 9명이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물학적 제제를 시도한 경험이 없는 환자 53명 중 50.9%가 의사로부터 생물학적 제제를 권유받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못했다고 밝혔다.
손발바닥농포증으로 인해 겪었던 구체적인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환자 12.7%는 ‘생물학적 제제가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의 97.2%(69명)가 현재 손발바닥농포증 치료를 받고 있고, 69명 중 85.5%가 국소요법, 46.4%가 면역조절제, 26.1%가 광선치료/자외선 치료, 15.9%가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치료법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방법별 효과 정도와 치료비 부담 정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생물학적 제제 효과 정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6점을 나타냈다.
생물학적제제의 치료비 부담 정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9점을 보여 약룰 효과와 비용 부담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환자들이 손발바닥농포증 진단을 받기까지 내원한 병원의 수는 2개의 응답 비율이 35.2%로 가장 높았고 평균 2.7개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발바닥농포증 진단받은 시기가 4년 이상 6년 미만인 비율은 32.4%로 가장 높았다. 평균 기간은 5년 8개월을 나타냈다.
환자들의 생활수준을 묻는 질문에 중증 환자 33명 중 21명이 이전 생활수분 보다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우울함 또는 슬픔'을 느낀다는 응답이 98.6%에 달했고, 뒤를 이어 '사회적 차별 또는 타인 의식 정도'가 91.5%, '취미활동 또는 운동의 제한'이 90.1%를 보였다.
환자 중 경제활동에 종사 중인 비율은 69%를 나타냈다. 경제활동을 하는 환자 81%가 근로활동에 질환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의 소외된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경험하는 삶의 질을 조사하고, 해당 질환의 희귀질환 지정을 촉구하기 위한 근거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의 희귀질환 지정기준에 손발바닥농포증이 포함되지 않은 기준은 2개에 불과하다"면서 "손발바닥농포증 이외에도 미지정 사유가 적절하거나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사의 결과를 통해 희귀질환 지정기준의 실태를 보다 적정한 방안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연합회는 관련 학회와 함께 손발바닥농포증 중증도 정도를 파악하고 적어도 중증의 환자가 삶을 저해받지 않는 선에서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국장은 "손발바닥농포증의 희귀질환 지정 및 생물학적제제의 급여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