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시작, '경도인지장애' 중요성 부각한 치매학회
상태바
치매의 시작, '경도인지장애' 중요성 부각한 치매학회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9.20 0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10명 중 6명 '경도인지장애' "모른다" 응답
"경도인지장애' 적극적 진단과 치료 필요성 강조
'치매친화적'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방점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다른 인지기능이 저하돼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질환이다.

인지기능 일부가 감퇴된 상태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돼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경도인지기능장애 환자의 상태는 치매로 이어진다.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치매환자 급증을 막기 위해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대한치매학회가 들고 나온 이유다.

잠재적 치매로 볼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는 '경증'이라는 인식이 주는 가벼움으로 인해 적극적인 치료 대상에서 항상 배제돼 왔다.

치매학회는 치매로 이어지는 전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식개선과 적극적인 치료 환경 구축이 치매사회로 전환에서 사회적 비용과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믿는다.

이런 의견을 전달하고자 대한치매학회는 19일 '치매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은 "치매는 진행되고 나서 치료하면 치료 효과가 좋을 수 없다"면서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질환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인지중계치료를 시행하면 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도인지장애는 '경도'질환'으로 분류돼 있지만 보험가입도 안되는 질환"이라면서 "환자의 상태 진행 여부, 치료에 대한 고민,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재성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관리의 필요성'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경도인지환자 규모와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추정 치매환자수는 91만명 수준이고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10만명 수준"이라면서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로 질환명이 다르고 코드가 달라서 다른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속선상에 있다"면서 "현재는 경도인지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도 없어 치료 대안이 부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

그는 "250만명에 가까운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대응을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매 관리의 성과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적절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 홍보이사는 아두헬름의 FDA 승인 취하에 따른 영향을 전하면서 "다만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이 되고 있고 이것이 치매치료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학회는 새롭게 등장하는 항체치료제의 사용과 질환을 확인하는 진단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치매학회는 이날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했다.

또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국민 65%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88%는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한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기형 기획이사(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놀라운 점은 답변을 한 국민 42%가 월 60만원 정도면 치매를 치료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70%는 치매 치료에 치료비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비싼 돈을 지불해서라도 치매 진행을 막고 싶다는 열망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매치료 신약의 높은 가격으로 '치료의 장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환자들의 기대는 달랐다"면서 "임상현장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호진 정책이사(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는 '치매관리 정책 방향 제안'을 통해 치매친화사회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치매관리정책은 일본과 같이 지역사회 내에서 치매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구축, 민관이 함께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사회에 치매환자가 거주하는 것으로도 요양병원 등 인프라 확충보다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 방향은 결국 질환의 진단과 증상 관리라는 의료적 개입이 필수적이며 중요하다"면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제적인 치매 예방과 관리로 치매예방 친화적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치매예방 분야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민관 합동 치매 관리 체계 구축 △치매 고위험군 고령층 지원 확대 △치매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치매학회는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치매 환자와 가족의 일상 회복을 위한 ‘일상예찬’ 캠페인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치매 인식을 위한 공식 유튜브 채널 ‘기억을 부탁해’ 운영 경과도 소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