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원료의약품 자급률 개선...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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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원료의약품 자급률 개선...왜 필요한가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2.01.10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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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언제든지 재현 가능성
자국 보호조치로 필수약 공급차질 등 현실화

20%도 되지 않은 원료의약품의 자급률을 놓고 정부와 제약업계의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이는 지난해부터 제약업계의 화두가 됐고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수백개의 제약회사가 의약품을 공급하며 치열 경쟁을 하고 있어 원료의약품의 중요성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해왔다. 한마디로 '의약품을 공급할 제약사가 많은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에서 나아가 '경쟁력이 없는 제약사는 이예 퇴출돼야 한다'는 식의 시각이 적지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코로나19'라는 팬데믹사태를 경험하면서 뜻밖의 교훈을 얻게 됐다. 의약품이라는 재화도 '쌀'처럼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국가간 단절이 현실화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 그대로 의약품에도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접적 연결고리가 있는 희귀약과 필수약에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각국에서 자국 공급을 우선시하다보니 수입국에서의 공급부족 현상이 시장에서 나타난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요소수사태를 보듯 의약품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곧바로 'CDB오일' 등 희귀필수약이 공급차질로 이어졌다. 해외제조공장 가동 중단으로 원료수급에 어려움을 겪게된 국내제약사가 속출하면서 기존에 원활하게 공급됐던 약들이 품절을 거듭하는 일도 속출했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이에 지금과 같은 감염병, 국가간 분쟁이나 내전 등으로 수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기에 생명과 직결된 필수약은 반드시 자급률이 높아야 할 대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약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약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데 국가가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는 원료약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지난해부터 준비하고 있다. 국산 원료약에 대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 지난해 위탁연구를 통해 국내외 현황을 조사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그 청사진이 식약처의 손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원료의약품 자급률 증대를 위해 제조 인프라 구축 지원 및 역량 강화, 정부 원료 의약품 비축물량 신설·확대, 약가·세제 지원 등 원료의약품 자립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식약처가 어떤 연구결과를 내놓을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큰 틀에서 여타 국가에어 적용하고 있는 자국 원료약에 대한 지원책 등이 십분 활용, 제도개선에도 반영하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해볼 뿐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공급의 문제로 WHO가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는 선진국들의 행태를 극히 비판해왔다. 위기상황일수록 세계평화와 공영보다는 자국민을 먼저 챙기는 '자국우선주의'만으로는 팬데믹상황을 끝낼 수 없다는 경고였다. 

큰 틀에서 '지구촌'이라는 현시대에 '자급률'을 고민해야 하는, 어찌보면 슬픈 현실이지만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은 시작부터 다르다. 가지고 있으면 나눌 수 있는 공존을 꾀할 수 있다. 원료약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미래에 벌어질 '뜻밖의 팬데믹'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좋은 길이라고 본다. 임시방편이 아닌 미래세대에 양질의 토양을 남겨주기위한 첫발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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