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세번째 초고가약 럭스터나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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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세번째 초고가약 럭스터나 등판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09.10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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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투여 '원샷 치료제', 혁신 신약 초고가 논란 불지펴  
킴리아, 암질심서 고배…환자들 "희망고문"  
노바티스, 15년전 글리벡 연상

노바티스가 1회 투여에 5억원에 달하는 CAR-T치료제 킴리아와 20억원에 달하는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에 이어 9억 5000만원에 달하는 유전실명치료제 럭스터나의 국내 허가를 잇따라 받으면서 혁신 신약 초고가 논란이 재점화될 분위기다. 

정부는 뒤늦게 혁신 신약의 보험 등재를 위한 모델을 개발 중에 있으나 환자들은  약을 눈 앞에 두고도 맞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초고가약 논란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단 한번의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2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환자가 선뜻 맞을 수 있을까. 치료현장에서 환자들은 비용 이야기를 들으면 치료를 포기한다."

1회 투여에 20억원에 달하는 졸겐스마가 출시된 직후 마련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졸겐스마로 환자 치료를 경험했던 의료진이 던진 말이다. 

노바티스는 당시 이 약제가 의료보험 환경에서 환자에게 투여되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성과기반 지불방식' 또는 '분할납부' 등을 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안으로 제시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관련해 킴리아는 지난 2일 열린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비용효과성 자료 추가 필요성이 제기되며 고배를 마셨다. 

킴리아, 암질심서 고배…정부는 제도 손질 중

정부는 초고가약제의 급여 등재를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이해당자사의 의견을 구하고 이를 취합하는 과정에 있는 상태다. 

환자단체는 정부의 '사후약방문'식 제도 개선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달 17일 성명을 내고 "초고가약인 '원샷치료제' 이슈가 이미 예견돼 있었는데도 킴리아가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등재제도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급여평가를 지연하는 정부는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생명과 직결된 약제조차 재정관련 행정절차로 인해 환자들이 제 때 치료를 못받아서 죽어야 한다는 건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는 환자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치료제는 있지만 약값이 없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만을 기다리다가 죽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여 허들 넘어아야 하는 노바티스, 글리벡 재연? 

노바티스는 이미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국내 도입 당시에도 초고가약 논란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긴 논란 끝에 2003년 정부가 글리벡의 보험약가를 100㎎ 1정에 2만 3045원으로 결정을 확정하면서 환자들은 본인부담금 20%가 적용된 한달 약제비 49만원 수준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평생 먹어야 하는 약제를 1년에 50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한다는 환자단체의 지적에도 글리벡은 고가 약제의 이익을 누리며 장수했고 연이어 들어온 폐암치료제 이레사 역시 허가 보호 기간 동안 혁신 신약의 이점을 누리며 고가약제 논란 속에서도 '투자비용' 회수에 성공한 바 있다. 

혁신신약의 등재 과정에 고가 논란은 빠질 수 없는 숙제처럼 자리잡혀 있다. 

결국은 정부가 얼마나 효율적인 약가 산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제약사가 객관적으로 타당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풀릴 수 있는 문제다. 

한편 노바티스는 9일 환자의 망막세포에 정상적인 유전자를 투입해 실명을 유발하는 'RPE65'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치료제 럭스터나(성분 보레티진 네파보벡)의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럭스터나는 미국 유전자체료제 전문개발업체 스파크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제품으로 미국 이외의 판권은 노바티스가 보유하고 있다. 

럭스터나는 국내에서 지난 7월 삼성서울병원 김상진 교수팀에 의해 환자에게 최초 투여됐으며 럭스터나를 투여 받은 환자는 약물 투여 전 검사에서 150럭스(lux)까지 조도를 올려야 화살표를 따라 길을 걸을 수 있었으나, 수술 후 10럭스(lux)에서도 스스로 화살표를 보며 길을 찾아 검사를 통과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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