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해결 키트루다 논란...붙들고만 있는 게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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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해결 키트루다 논란...붙들고만 있는 게 답인가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11.19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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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올해 마지막 '암질심'서 재논의 예정
협의체, MSD 재정부담안 수용여부 결론 못내
추가적 재정분담 노력촉구 '부대의견' 고려할만

한국엠에스디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는 최근 국내에서는 효과나 임상적 가치 측면보다는 급여확대와 재정분담 이슈로 더 많이 회자되고 있는 듯 하다. 횟수로 만 3년 2개월, 그만큼 오래묵은 장기 미해결 과제인 것이다.

양윤석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18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 17일 열린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주) 급여확대 관련 협의체에서는 한국엠에스디 측이 제출한 재정분담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님도 그렇고 위원들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일단 오는 25일 암질환심의위원회에 논의내용을 보고해 위원회 차원에서 다시 들여다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 과장의 말을 풀이하면 우선은 엠에스디 측이 최종 제시한 재정분담안에 대해 협의체에 참여하는 위원들이 만족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여전히 암질환심의위원회 벽을 넘기 힘들 것 같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견이 있어서 결론(합의 또는 단일검토의견 채택)을 내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번 키트루다주 급여확대 대상 적응증은 5개 정도이지만 폐암 1차요법으로 급여 투여범위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의약전문언론 메디칼타임즈는 '고가항암제 급여놓고 제약사-암질심 끝없는 평행선' 제하 기사(10월16일자)에서 올해 8월 열린 암질심 회의자료 주요내용을 보도했는데, 해당 기사에서 언급된 키트루다주 급여확대에 따른 추가 재정소요액은 무려 2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회나 환자단체, 제약사, 언론까지 키트루다주 급여확대 논란에 관심을 갖고 서둘러 해법을 모색하라고 주문하고 있는데도 복지부와 보험당국, 암질심 등이 발걸음을 앞으로 떼지 못하는 것도 이 막대한 추가재정부담이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한국엠에스디 측 재정분담안과 암질심 위원들이 지적한 분담안의 간극도 언급돼 있다. 바로 초기치료 3주기 약값을 제약사가 부담하기로 한 한국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사례다. 암질심 측은 초기치료 환급과 약가인하를 최선의 방안이라고 했고, 이게 안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즉각적인 재정분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약가인하, 환급율 확대, 단계적 환급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국엠에스디 측은 초기치료 환급과 약가인하 대신 종전 '단계적 환급안'에서 환급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최종 재정분담안을 마련해 10월 초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암질심이 우선 권고한 '최선의 방안'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단계적 환급율을 확대했다면 한국엠에스디 측이 다시 내놓은 안은 정부나 보험당국, 협의체 위원들의 만족여부와 상관없이 이전보다는 회사 측의 '재정분담' 규모가 더 커진 건 분명해 보인다.

'마음에는 안들지만 이전보다 회사 측 분담규모가 더 커진 건 맞다. 받아들일까, 퇴짜 놓을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면역항암제 등 고가항암제 급여확대 재정이슈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하면 여기서 실질적인 재정분담 기조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또 퇴짜를 놓자니 외부의 관심과 눈초리가 너무 따갑다. 시간이 많이 경과된 것도 사실이니까. 이 시점에서 최선의 해법은 뭘까'

모르긴해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협의체의 속내는 이런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심사평가원은 오는 25일 올해 마지막 암질심 회의를 연다. 여기서 정리되지 못하면 키트루다주 논란은 또다시 해를 넘긴다. 연차로는 5년차 미해결 과제가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되면 암질심도 맡은 역할을 할만큼 다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암질심을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급여확대로 직행하는 것도 아니다. 만만치 않은 더 큰 장벽(건보공단 협상)이 또 버티고 있다. 

첫 관문인 암질심이라도 우선 넘고 싶은 엠에스디 측의 소망과 그동안의 피로감, 추가적인 재정부담 협상이 가능한 다음 단계의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암질심이 회사 측에 추가적인 재정분담 노력을 촉구하는 등의 부대의견(단서)을 붙여서 넘기는 것도 한 방법으로 보인다. 

암질심은 이미 오래전에 급여확대 대상 적응증에 대한 키트루다주의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했다. 이는 해당 적응증들이 환자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재정이슈를 문제삼아 계속 붙들고만 있는게 최선인지 이제 숙고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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