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이유로 급여 줄달리기...암관리기금 필요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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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이유로 급여 줄달리기...암관리기금 필요성 충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9.18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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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의원 "경제적 이유 치료포기...심각한 사회문제"
주호영 원내대표 "재원부족 보완대안으로 검토할만"
김성주 의원 "암환자 적절한 의료서비스 깊이 고민"
강기윤 의원 "기금설치 등 조속한 방안 정부가 내놔야"
박능후 장관 "4차 종합계획 수립중...의견 적극 청취"

고가항암제 치료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건강보험제도 보완방안으로 별도 기금을 설치하는 입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나섰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암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별도 기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여야 의원 등은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암환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비급여 중증암환자 고통분담을 위한 암관리기금 도입 논의)' 인사말과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하고 암관리기금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현대의학으로 접근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책무이고,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부합하는 치료적 안전망을 갖추는 건 보건정책의 핵심적 지향가치"라고 했다.

이어 "정부-제약사가 재정을 이유로 항암제 급여화를 두고 수년째 줄다리기 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행 '암관리법'을 개정해서 '암관리기금'을 신설하고, 암치료 지원, 연구사업 수행, 건강보험 급여화 지원 등을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런 정책제안은 중증암환자에 필요한 약제를 건강보험에서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보편적 급여원리와 사회연대원리,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약가협상 결렬로 인한 환자 생명권 침해 등을 고려해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별도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 회장은 "수천억 이상 소요되는 CT, 추나요법 같은 일반국민대상 보험혜택은 빠르게 급여화된 반면, 생명이 경각에 달린 우리 폐암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약제 급여화는 2년 넘도록 협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이 환자들은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메디컬푸어(medical poor)로 전락하거나,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겪어야 하는 백금기반 항암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연간 2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좋다는 면역항암제를 써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시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급여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담배세를 인상하면서 발생한 기금을 면역항암치료를 위한 폐암 치료비로 전용하거나 다른 기금을 신설해서라도 죽어가는 환우들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위원들도 축사를 통해 힘을 보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면역항암제와 같은 혁신 약제에 대한 급여적용이 지연되고 있다. 혁신 약제를 눈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절박한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중증환자에게 필수적인 약제는 신속하게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돼야 한다. 재원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암관리기금' 조성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위원인 김성주 의원은 "여전히 고가 치료비에 고통받고 치료를 포기하는 중증암환자들이 있다. 가장 절실히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건강보험의 손길이 닿을 때, 우리 건강보험 제도의 취지가 빛나고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치료 접근성을 높여 중증암환자들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반면 암관리기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 상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위원인 강기윤 의원은 "우리나라는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튼튼한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암환자들이 개인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는 건 부끄러운 일이며, 우리 국회나 정책당국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 과제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국회가 암관리기금을 별도로 만들어서라도 환우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나선 것에 답해야 한다. 혁신적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를 서두르고, 암관리기금을 조속히 설치해 치료비용을 지원하는 등 가장 빠른 방식을 검토해 환자부담을 최소화할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암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치료가 어려운 희귀·난치암 환자, 고가의 항암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 말기 암환자를 둔 가족들의 정신적 어려움 등은 앞으로 우리가 해소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모든 국민이 암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해결이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암 치료 및 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충분히 듣고 반영하고자 한다.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되는 여러 가지 의견도 귀기울여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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