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리치, 3개월만에 약평위 넘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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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리치, 3개월만에 약평위 넘은 비결은?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3.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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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중평균가 예측 신청가 본사와 사전조율"

3월 약평위 심의결과②=애브비 스카이리치

심사평가원이 6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심의한 신약 등 4건의 안건을 공개했다. '급여적정' 3건, '조건부 급여' 1건이었다. 서면의결(3~4일) 특성상 쟁점이 거의 없거나 적은 약제 중심으로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평소보다 오히려 건수가 더 많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편집자주)

면역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터루킨-23 억제제인 한국애브비의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리산키주맙,유전자재조합)는 '광선요법 또는 전신치료요법(생물학적 요법 포함)을 필요로 하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 

인터루킨 제제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각생이다. 따라서 애브비 입장에서는 급여등재에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허가와 함께 급여 절차를 신속히 밟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6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결과 '중증도 및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치료제인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에 대해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일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지 93일, 만 3개월만에 급여 첫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중증 건선치료제 시장은 이미 효과 좋은 바이오의약품들이 다수 출시 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건선 치료에 생물학적제제를 투여받아야 할 환자수는 대략 1만7천명, 이중 실제 생물학적제제를 투약받는 환자는 연 4천명 정도로 추정된다. 시장규모는 40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생물학적제제 현황을 보면, 우선 TNF-α(TNF알파) 억제제(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가 시장의 한 켠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인터루킨을 차단하는 제제들이 이끌고 있다.

인터루킨-12와 23을 동시에 차단하는 얀센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같은 회사 제품인 IL-23억제제 트렘피어(구셀쿠맙), 인터루킨-17 억제제인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와 릴리의 탈츠(익세키주맙) 등이 그것이다. 이중 스텔라라를 앞세운 얀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애브비는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카이리치 신속등재 전략을 썼다. 생물의약품의 경우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100% 수준의 가격을 선택하면 이른바 약가협상 생략으로 평가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애브비 측은 대체약제들 가중평균가를 분석한 뒤 본사와 사전 조율해 가중평균가 수준에서 업체 요구가(신청가)를 정했다. 이런 영향으로 스카이리치는 등재신청부터 심사평가원 실무검토, 약평위 심의까지 첫 관문을 넘는데 3개월이면 충분했다. 건보공단 협상에 넘겨지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예상사용금액만 합의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카이리치가 조기 등재되면 환자들에게는 치료옵션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에서 좋을 일이다. 중증건선 환자들은 피부가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서 은둔형으로 살기 십상이었는데, 인터루킨제제를 투여하면 거의 정상 피부처럼 나아져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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