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의 소송으로 피해는 환자가 보고 있다. 한국만 인슐렛 제품이 안들어 온 상황이라 대안이 없다. 이오플로우에 환자를 위해 기부라도 해서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 환우회 대표 

전세계에 인슐린펌프를 판매하는 두 거대 회사의 법적 분쟁으로 한국1형당뇨병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돼 조속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환우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선 인슐린펌프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에 '기부'를 통한 제품 공급을 요청해 둔 상태지만 회사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12일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회장은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유일하게 무선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를 공급하는 이오플로우가 지난 10일 갑작스럽게 판매 중지를 통보했다"며 "배경을 살펴보니 경쟁사인 인슐렛이 이오플로우 제품인 이오패치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을 내 승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국내에 유일하게 판매되는 무선 인슐린펌프는 이오패치"라면서 "현재 이오패치가 판매금지가 된 국가중 옴니파드가 판매되지 않는 국가는 한국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환우회는 이오패치 판매 금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성명서를 지난 11일 미국 법원에 제출했다.  

김미영 회장은 "법원은 한국에만 인슐렛 제품이 공급되지 않은 상황을 모르고 판결했을 것"이라면서 "대안이 없는 한국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대체품이 없는 나라는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 등을 고려해 달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환우회는 이와함께 이오플로우에 이오패치 재고분량의 배분 또는 기부를 통한 제품 공급을 요청한 상태다. 

김 회장은 "추석연휴와 한글날 연휴가 있어 환자들은 주문한 제품이 배송지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갑자기 판매 취소 통보를 받아 여유분도 없는 상태"라면서 "환우회 내에서 여유분을 배분해 양보하면서 패치제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인슐린 무선 펌프는 주사바늘 공포가 있는 유소아 또는 성인에게는 꼭 필요한 의료기기"라면서 "제품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를 아이들의 학업과 성인의 직장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슐렛, 패치형 펌프 도입 요청에 급여 문제 언급하며 'NO'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따르면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판매하고 있는 인슐렛은 환자들과 환우회의 지속적인 제품 판매 요청에도 급여 문제를 들며 거졀해 왔다.

김미영 회장은 "환우회가 오랜 노력을 통해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도입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옴니팟(인슐렛의 인슐린 펌프 패치제)공급을 요청했으나 급여 문제를 들어 거절해 왔다"면서 "시장 논리에 입각해서 제품 공급도 거절한 회사가 소송을 통해 대체품이 없는 나라는 제외한다는 조항도 걸지 않고 소송을 진행해 한국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환우회 내에서는 공급 중단에 따른 환자피해를 최소화히기 위해 여유분 분배 등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우선은 환우회 내에서 이오플로우 여유분을 모아 배분을 통해 나누고 있는 상태"라면서 "회사측에는 이오플로우에 환자 지원을 통한 재고분 분배를 요청해 둔 상태다. 법적으로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기부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관련해 인슐렛은 지난 7일(한국시간) 이오플로우를 상대로 한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 가처분 신청의 법원 인용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이오플로우는 10일 공시를 통해 패치형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의 생산, 마케팅, 판매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오플로우는  메디트로닉과 인수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문윤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