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피신청인 조정불응 사유 제출...의료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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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피신청인 조정불응 사유 제출...의료계 "반대"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2.1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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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의원 대표발의 관련 법개정안에 자율성-비용 부담 주장
복지부와 의료분쟁조정중재원 필요성 인정... 조산원, 이의없어

의료분쟁 피신청인의 조정불응에 대한 의무적으로 사유를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에 대해 정부는 찬성을, 의료계는 적극 반대해 찬반이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및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취지를 긍정할 수 있다"고 검토의견을 냈다.

개정안은 의료분쟁 조정 신청인이 '피신청인이 조정 신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사유' 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각하 결정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불응 사유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신청인에게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이후의 대응방안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홍 수석전문위원은 "개정안 심사에 있어서는 당사자 간 자율성을 전제로 한 조정절차의 취지와 피신청인(주로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부담, 그리고 신청인(주로 환자 측)에 대한 정보제공 및 신속·공정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제도의 활성화 필요성을 형량한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의사 단체 및 의료기관 단체에서는 개정안에 대해 조정절차 참여의 자율성에 반하고, 의료기관에 불필요한 시간·비용 부담을 부과하며, 추가적인 오해나 다툼을 야기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의견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의료사고에 있어 정보의 비대칭성, 일부 중대한 의료사고의 경우 자동개시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는 점, 개정안이 불응 사유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신청인에게 조정이 개시되지 않는 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조정절차에 대한 피신청인의 참여를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정안의 입법 취지를 긍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때 조정개시에 불응한 피신청인이 사유를 제출하지 않아 조정개시가 되더라도, 그러한 피신청인은 최종 조정안에도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한계가 있다"면서 "신청인으로서는 조정중재원의 감정결과나 조정안을 받아보고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분쟁 조정 절차와 유사한 소비자 분쟁조정 제도 등의 경우 일반적으로 피신청인의 조정에 응하고자 하는 의사와 관계없이 조정절차가 개시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계부처는 찬성을, 의료계는 대부분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다.

먼저 보건복지부는 "피신청인이 조정신청에 응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를 밝히도록 해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분쟁 조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신청인이 주로 환자 측인 점을 고려할 때,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는 경우 사유를 밝히도록 해 환자 측에 의료사고에 대한 입장, 의료과실이 아닌 이유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를 적시해 제출하도록 해 신청인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므로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긍정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은 분쟁 해결을 위해 제3자인 조정위원회 등이 분쟁 당사자 사이에 개입해 화해를 이끌어내고 당사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합의를 전제로 하는 분쟁해결 절차"라면서 "개정안은 당사자 간 자율적 분쟁 해결을 기본으로 하는 조정제도의 취지에 반하며, 의료기관에 불필요한 시간·비용의 부담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의료분쟁조정법의 취지인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또 "환자가 요청할 경우 의료기관은 진료기록부 등을 의무적으로 발급하고 있으므로 분쟁 원인이 된 사건에 관한 최소한의 객관적 정보제공은 이미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한병원협회·대한요양병원협회도 "조정제도의 자율성은 절차에 대한 참여여부 결정에 대한 자유 뿐 아니라, 그 참여·불참이유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내심의 의사에 맡긴다는 점이 전제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와함께 "피신청인의 동의에 따른 절차 시작 후 상당한 기간동안 감정부의 전문적 평가에 의해 비로소 알 수 있는 과실존부의 판단에 대해서까지 절차 시작 전에 그것도 참여의사가 없는 피신청인에게 제출토록 하는 것은, 조정절차 시작에 앞서 상호 간의 구체적인 입장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당사자 간 실질적인 공방을 펼치게 되어 일련의 조정절차를 형해화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피신청인의 판단 등에 의해 객관성‧전문성이 부족한 서면제출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추후 불필요한 오해나 추가적인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등 바람직한 입법으로 볼 수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제기했다.

다만 대한조산협회는 해당 개정안에 이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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