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내성결핵 초기부터 신약 사용...서튜러 우선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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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결핵 초기부터 신약 사용...서튜러 우선 권고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5.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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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진료지침 개정...조기진단 기준도 변경

보건당국이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조기 진단과 신약 사용 기준을 변경했다. 초기부터 신약을 투여하도록 하는 게 핵심인데, WHO와 달리 델라마니드(델티바)보다 베다퀼린(서튜러)을 우선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다제내성결핵 퇴치를 위한 결핵 진료지침 4판을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다제내성결핵(MDR-TB, 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은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두 가지 항결핵제에 내성이 있는 결핵균에 의해 발생한 결핵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결핵 신규환자는 2019년 기준 2만 3821명(10만 명당 46.4명)으로 2011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중이다. 이 중 다제내성결핵 신규환자는 580명(2.4%)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다제내성결핵 치료성공률은 2017년 기준 64.7%로 선진국의 70~80%에 비해 여전히 낮아 질병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제내성결핵 환자를 보다 빨리 진단하고, 초기에도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속 진단 및 신약 사용 기준이 변경됐다.

먼저 다제내성결핵 진단에서는 진단 지연을 줄이기 위해 모든 결핵환자의 첫 배양 균주 혹은 항산균 도말 양성 검체에 대해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의 신속감수성검사를 권고했다.

또 다제내성결핵이 확인된 경우 반드시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퀴놀론계 약제에 대한 신속감수성검사도 추가하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진료현장에서 권고안이 적용될 수 있도록 퀴놀론 신속감수성검사 체계를 구축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베다퀼린(신약), 리네졸리드 및 퀴놀론계 약제를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초기부터 포함할 핵심약제로 분류했다.

단, 다른 신약인 델라마니드는 WHO에서는 핵심 약제로 분류했지만, 국내 지침에서는 선택약제(C2군)로 분류해 베다퀼린의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통해 핵심약제(A, B군) 중심으로 치료가 가능하게 돼 부작용 위험이 감소되고 환자의 편리성은 증가된다고 기대했다.

심태선 결핵진료지침 개정위원장은 "본 지침은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국내 유일한 진료지침"이라며 "이번 개정을 통해 국내 다제내성결핵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제시할 뿐만이 아니라, 검사법 개발, 환자진료 형태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 결핵 근절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진료지침 발간을 위해 노력해주신 결핵 진료지침 개정위원회 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일선 의료현장에서 결핵환자를 치료하는 데 유익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핵 진료지침 개정에 따라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 실행계획의 일환인 다제내성결핵 신약 등의 요양급여 확대 및 신속감수성검사 제한 완화 등 관련 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또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치료성공을 높이고자 다제내성결핵 전문 진료기관 지정과 협회(컨소시엄)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다제내성결핵 환자관리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힌편 개정된 결핵 진료지침 4판은 5월 7일부터 누리집(질병관리본부, 결핵ZERO,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확인 가능하며, 인쇄본은 5월 말까지 민간의료기관‧지자체 등에 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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