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건강보험증으로 진료"...작년 4만5천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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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건강보험증으로 진료"...작년 4만5천건 적발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5.03.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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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부정사용자 대상 13억원 환수결정

외국국적 조선족 동포 박모 씨는 2012년 9월 지하철에서 최모 씨가 분실한 지갑을 주웠다. 지갑 속에는 최 씨의 주민등록증이 있었는데, 박 씨는 이를 도용해 2013년 초까지 무려 90회에 걸쳐 부정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다.

실제 지갑 주인인 최 씨가 외국에 나간 사이에도 박 씨의 건강보험증 도용은 계속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건보공단은 증도용을 확인하고 총 133만원의 부당이득금을 환수했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나 증을 갖고 건강보험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사회보험 성격상 이는 건강보험 재정악화와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건보공단은 이를 지속적으로 적발, 환수조치 하고 있다.

건보공단이 24일 발표한 '건강보험 대여·도용으로 인한 부당수급' 적발 실태(연 2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총 4764명이 17만8241건에 달하는 건강보험 부정사용 실태가 적발됐다. 이들이 부당하게 취한 이득금만 48억2300만원 규모다.

2010년 3만1660건이었던 적발건수는 꾸준히 늘어 2011년 2만9379건, 2012년 3만1494건, 2013년 4만521건이었고, 지난해 들어 4만5187건을 기록했다.

적발로 인해 결정된 환수금액은 2010년 8억9600만원에서 2011년 8억4300만원, 2012년 8억5000만원, 2013년 9억3200만원, 지난해 13억022만원이었다.

상대적으로 병원 이용률이 적은 젊은 근로자가 대다수인 외국인 가입자 특성 등으로, 2013년 한 해 외국인과 재외국민의 보험급여 수지는 2499억원의 흑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증 대여나 도용은 특히 외국인이나 재외국인에게서 두드러지는데, 저렴한 값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승을 부리는 실정이다.

건보공단은 이를 막기 위해 과다진료 외국인 등의 기록을 발췌해 집중조사하고 있지만, 대여와 도용 70% 이상이 친인척이나 지인 간 은밀히 이뤄지는 행태여서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외국인은 거주지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악용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건보공단은 'BMS(Benefits Management System, 부당수급자체분석시스템)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적발률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2013년 5월 증 대여와 도용을 막기 위해 국민건강보험법이 개정돼 부정수급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던 것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115조 2항)으로 처벌 규정이 강화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요양기관에서 본인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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