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권 위에 산업논리 얹지 말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가 최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건약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개편안은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내용은 다국적제약사·대형제약사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거짓 기반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2024년 급여의약품 약품비는 26.8조원에 이르고 매년 5~12%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층(65세 이상)의 약품비는 12.6조원으로 매년 7~12% 증가하는 상황이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소화성궤양용제 등이 매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약 지출 또한 5.5조원 규모로 2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지적됐다. 건약은 “이처럼 약품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방향은 엉뚱한 곳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약은 복지부·건보공단이 내세운 정책 논거를 ‘네 가지 거짓말’로 규정하며 항목별 문제점을 제시했다.
거짓말 1 — “ICER 임계값 상향이 신약 접근성 개선”
건약은 비용효과성 평가(ICER) 기준을 상향하면 동일 효과 대비 약가만 높아질 뿐, 실제 신약의 국내 출시 속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NHS의 ICER 상향 사례 또한 신약가 인상으로 인한 재정 부담 확대가 사회적 논란이 된 점을 지적하며, “정부는 신약 접근성 뒤에 숨은 약가 상승 리스크를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짓말 2 — “이중가격제 확대가 환자 접근성 개선”
건약은 고가 신약에 대한 환급형 계약(이중약가)이 필연적으로 약가 불투명성을 강화한다며, 이를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까지 적용하려는 이번 개편안은 “모든 약가를 숨겨버리겠다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 해외수출 시 가격표를 부풀려주기 위한 장치일 뿐 결국 건강보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한다”고 비판했다.
거짓말 3 — “제네릭 약가우대가 신약 개발 촉진”
건약은 혁신형제약기업에게 제네릭 약가를 더 비싸게 팔 수 있게 하는 구조를 “명품식 약가 프리미엄”이라 표현하며, 이는 실제 연구개발보다 ‘약가 마진 확보’를 위한 인증 제도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복지부가 프랑스 사례를 인용한 근거도 “완전히 잘못된 논리”라고 반박했다.
거짓말 4 — “급여적정성 재평가 실효성 부족”
건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 퇴출 운동 등 시민사회 개입으로 시작된 약가 재평가 제도를 복지부가 ‘학회·전문가만 제안 가능’으로 제한하는 것은 “감시 기능 축소이며 사실상 제도 중단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는 “약효 불분명 약품의 축출을 어렵게 하고, 결국 약가 통제 기능을 약화시키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건약은 이외에도 ▲약가정책을 복지부 단독으로 추진한 점 ▲급여기준 및 협상기간 단축(100일) 공언에 대한 실효성 결여 ▲공급안정성 정책을 약가 인센티브로만 대응하는 점 ▲사용범위 확대 약가제와 적응증별 약가제의 병렬 적용 등 정책 충돌 요소도 지적했다.
건약은 끝으로 “한국의 약가제도는 개혁은 필요하지만 국민건강권을 최우선한 방향이어야 한다”며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의 약가 은폐 정책을 철회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약가제도 개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