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riginal]⑰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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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riginal]⑰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8.08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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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틴, 클래식에서 '병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다

<It's Original>은 뉴스더보이스가 각 제약사의 대표 약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환자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위해 기자가 일반인의 시선으로 궁금한 점들을 해당 제품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품을 의인화한 인터뷰이기에 보다 쉽게 정보가 전달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편집자주>

암 세포는 산소와 혈액으로 공급되는 영양분을 통해 성장한다. 때문에 암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는 암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차단해야 한다. 이런 관점을 적용해 개발된 항암제가 바로 로슈의 아바스틴(성분 베바시주맙)이다. 이른바 '암을 굶겨 죽인다'는 개념을 적용한 아바스틴은 우리에게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항암제'라는 명칭을 얻으며 2004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근 18년간 항암 영역에서 절대적 입지를 세운 아바스틴은 오래된 약물이 그렇듯 새로운 약제들의 출연으로 잊혀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러나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아바스틴의 효용 가치는 최근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출시 이후 대장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교모세포종,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신장암까지 영역을 확장했던 아바스틴은 올해 5월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으로 간세포암까지 커버할 수 있는 항암제가 됐다. 표적항암제 1세대 주자이자, 세계 최초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 치료제인 아바스틴을 만나 개발에서부터 현재까지 과정,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

-환자들에게 본인을 소개한다면?

나는 ‘암을 굶겨 죽인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구현한 세계 최초의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항암제다. 2004년 FDA 허가를 받았고 한국에는 2005년 전이성 직결장암으로 허가를 받아 들어오게 됐다. 이후 영역을 넓히며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상피성 난소암, 자궁경부암, 교모세포종 등 총 7개 암종에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5월 간세포암에서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으로 급여를 받게 됐다.

-암을 굶겨 죽인다고 표현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모든 고형암은 혈액을 통해 암 세포의 성장을 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기 때문에 새로운 혈관 생성을 필요로 한다. 신생혈관생성은 암 세포의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이하 VEGF)와 이를 인지하는 VEGF 수용체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데 나는 VEGF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VEGF와 VEGF 수용체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해 암 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 더 정확히는 신생혈관생성 작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VEGF-A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이런 작용기전을 갖고 있어 기존 암 세포의 혈관은 퇴화시키고 새로운 혈관의 성장을 억제해 암 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것 같다.

그렇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웃음)질문에 답하려면 내 특성을 좀 더 소개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VEGF(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와 VEGF 수용체의 상호 작용을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

이와함께 암 세포와 미세환경 내 VEGF 매개성 면역 억제 반응을 감소시켜 T세포의 종양 침투를 촉진한다. 종양항원에 대한 T세포의 효율적인 감작과 활성화(activation)를 가능하게 해 면역항암제인 티쎈트릭과 시너지 효과를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 간세포암의 1차 치료영역에서 티쎈트릭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간암은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여러 치료제가 고배를 거듭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신약 불모지로 악명이 높았는데,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으로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더불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EGFR-TKI 제제인 타쎄바와 병용요법, 난소암 치료에 PARP 억제제 올라파립과 병용요법으로 허가받는 등 다른 기전의 치료제와도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티쎈트릭과 병용요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궁금하다.

이전에 전신요법으로 치료받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IMbrave150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치료군은 소라페닙 대비 사망 위험을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업데이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9.2개월로 소라페닙 치료군(13.4개월)과 차이를 보였으며, 객관적 반응률 은 소라페닙군의 11% 대비 약 3배 높은 30%로 나타났다. 또 소라페닙에서 1% 미만으로 확인되었던 완전관해율은 8%를 보였다. 티쎈트릭+아바스틴 치료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각 약물의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됐으며, 두 약물치료를 모두 중단하게 하는 이상반응 발생률은 10% 이하로 나타났다.

-급여 가능한 적응증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그동안 항암화학요법 외의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다양한 암종에서 단독 혹은 병용요법으로 수많은 임상연구를 진행해온 덕분이다. 나는 다양한 영역에서 총 27건의 핵심 임상연구(pivotal study)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EMA에서 7개, FDA에서 7개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획득했다. 지금까지 10건 이상의 주요 임상연구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개재됐고, 50개 이상의 암종에서 전 세계적으로 590건이 넘는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본인을 통해 치료한 환자 수는 얼마나 되는가?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약 420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여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규모를 비교해 본다면, 인천과 부산 인구가 각각 약 300만명 가량 되니, 이보다 1.5배 정도 많은 환자에게 처방돼 온 셈이다. 지금도 매년 34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나를 통해 치료받고 있는데, 이는 세종특별시 전체 인구와 비슷할 정도로 큰 규모다.

-오리지널의 난관은 특허만료 이후부터 시작된다.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을 어떻게 보는가.

경쟁 제품이 생겨나는 것은 그만큼 내가 오리지널 약제로서 환자분들에게 유의한 치료혜택과 가치를 제공해왔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다양한 암종에서 표준 치료옵션으로 활약하며 국내외 임상연구, 진료현장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확인, 높은 수준의 임상적 근거와 경험을 축적해왔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면역항암제의 핵심 병용 파트너로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비용적인 측면으로 보면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약가가 이미 조정된 바 있고, 최근 간세포암 1차 치료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면서 한 차례 더 약가가 인하됐다. 국내 약가 구조 상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약제 비용의 5%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제 간 비용 차이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웃음)

-빼놓지 않는 질문 중 하나다.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위장관계 천공, 출혈 등을 주의해야 한다. 다만 이런 이상반응은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다. 한국에서도 약 15년 이상 처방경험이 쌓여 의료현장에서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다. 위장관계 천공은 전이성 직결장암, 난소암 환자에서는 최대 2%까지 발생했으나, 다른 암종에서는 이보다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출혈의 경우, 적응증 전반에 걸친 임상시험에서 화학요법 대조군의 발생률은 0-4.5%인 반면, 아바스틴을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0.4-6.9%로 나타났고 대부분 종양 관련 출혈 또는 경미한 점막출혈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R&D 측면에서는 여러 암종에 걸쳐, 다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파트너로서 치료제의 가능성을 계속 살펴볼 예정이다.

한국로슈 차원에서는 내가 꼭 필요한 환자분들께 정확한 제품정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겪으시는 여러 어려움들을 포착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분들과 협력함으로써 해당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오늘 이정현 한국로슈 대장암 및 부인암(CRC & GYN) 스쿼드 리드가 인터뷰에 동석했다. 회사가 부인암에 주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대장암과 난소암, 자궁경부암은 그동안 항암 치료의 난제로 꼽혀왔다. 아바스틴은 미충족 수요가 유독 높았던 해당 질환에서 유의미한 치료혜택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먼저 아바스틴은 전이성 직결장암, 난소암에서 유전자 타입, 치료 차수, 병용 약제의 종류 등과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일관된 생존률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선진국형 암으로 알려진 대장암은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아바스틴은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 30개월의 전체생존기간을 보이며, 20년 전 대비 2배에 달하는 생존율 개선을 이뤄냈다. 난소암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3기 이상으로 발견되고, 그 중 약 80%가 15개월 전후에 재발을 경험하는 등 치료 예후가 불량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암이다.

아바스틴은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에서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을 개선하며, 환자의 생명연장에 기여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개발로 발생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치료를 받은 환자 중 61%가 2년 내 전이성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며, 여성에서 원격전이 시 5년 상대생존율은 27.8%로, 유방암(42.6%), 갑상선암(62.4%) 등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도 아바스틴은 약 10년만에 처음으로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했으며, 자궁경부암 최초의 표적항암제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했다.

-몸담고 있는 CRC & GYN 스쿼드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2020년 이후 한국로슈는 치료제가 아닌 ‘치료영역’별로 팀을 꾸리고 있다. 예를 들어 CRC & GYN 스쿼드 역시 ‘아바스틴’이라는 치료제가 아니라, ‘대장암, 부인암’이라는 치료분야(Therapeutic Area, TA)별로 팀이 구성된 것이다. 이는 모든 업무가 제품이 아니라 환자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진행돼야 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스쿼드는 기존 부서 간의 장벽을 넘어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기존의 업무 틀에서 벗어나, 환자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또 아바스틴 외에도 꾸준한 혁신을 통해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을 개발,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툴을 활용해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단순히 약제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장암 그리고 부인암 의료전문가 및 관계자분들과 함께 파트너쉽을 맺어 함께 의료 생태계를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한국로슈에게 아바스틴의 의미는?

집에 비유한다면 기둥이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제품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수많은 환자에게 표적항암제라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해왔고, 동시에 로슈에게도 비지니스 지속성을 뒷받침하며 새로운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지금도 매년 34만명이 쓰고 있는 의미있는 약제이고, 새 치료법의 근간으로서, 병용요법 파트너로 주목받으며 치료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아바스틴을 담당하는 데 많은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

-첨언할 부분이 있는지?

앞으로는 아바스틴이 꼭 필요한 환자분들께 정확한 제품정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한,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겪으시는 여러 어려움들을 포착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분들과 협력함으로써 해당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예를 들어, 난소암은 증상이 없어 암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로슈그룹은 진단사업부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단 팀 그리고 의료진분들과 협업해, 환자분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을 받고, 재발 위험을 낮추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의 경쟁상황에 매몰되기보다는, 환자의 치료여정과 예후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고, 환자를 위한 혁신을 추구하는 로슈의 지향점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비지니스의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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